“날 잡아봐, 자기야”…FBI 요원에 겁 없이 ‘취중 문자’ 날린 女스파이, 결국

“날 잡아봐, 자기야”…FBI 요원에 겁 없이 ‘취중 문자’ 날린 女스파이, 결국

김성은 기자
김성은 기자
입력 2026-02-23 23:10
수정 2026-02-23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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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출신 노마 자루비나(35)는 구금되기 전 브루클린에 거주하며 딸을 돌봐왔다고 변호인 측은 밝혔다. 소셜미디어(SNS) 캡처
러시아 출신 노마 자루비나(35)는 구금되기 전 브루클린에 거주하며 딸을 돌봐왔다고 변호인 측은 밝혔다. 소셜미디어(SNS) 캡처


러시아 스파이 혐의를 받던 30대 여성이 자신을 수사하는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에게 새벽에 술에 취해 “날 잡아봐, 자기야(Catch me, baby)”라는 문자를 보냈다가 결국 철창 신세를 지게 됐다. 미국 정·언론계에 침투하려 했던 이 여성은 FBI 수사관에게 연정을 품은 것이 화근이 돼 스스로 무너졌다.

22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뉴욕시 남동부의 브루클린에 거주하던 러시아 출신 노마 자루비나(35)가 FBI에 허위 진술한 혐의 두 건에 대해 최근 유죄를 인정했다.

그녀는 2024년 11월 러시아 스파이와의 접촉 사실을 숨긴 혐의로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하지만 FBI 요원에게 보낸 새벽 문자가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9월 새벽 4시 17분, 그녀는 자신을 담당하는 FBI 요원에게 “날 잡아봐 자기야”, “나 정말 나쁜 여자야”라는 메시지를 잇달아 보냈다.

법정에서 그녀는 술을 많이 마신 상태에서 보낸 문자라고 털어놨다.

판사가 거듭 문자 전송을 중단하라고 경고했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 11월에는 하룻밤 사이에만 무려 65차례나 메시지를 보냈다.

“사랑해”라는 말에 답장이 돌아오지 않자 거친 욕설을 퍼붓는가 하면,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레드 와인을 홀짝이는 자신의 사진을 보내기도 했다.

결국 그녀는 지난해 12월 또다시 체포됐다.

수사 기록에 따르면 자루비나는 지난 2024년 FBI와의 면담에서 2020년 12월부터 ‘알리사’라는 암호명으로 러시아를 위해 일했다고 자백했다.

러시아 측은 그녀에게 워싱턴DC의 싱크탱크와 미군 관계자, 언론인들과 인맥을 쌓으라고 지시했다.

러시아 측 공작원들은 자루비나의 인맥 중 일부를 러시아로 초청해 ‘러시아식 사고방식’으로 전향시킬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그녀는 미국 의회 실세 여럿과 함께 사진을 찍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FBI가 자루비나를 처음 주목한 건 2020년 10월이다. 미국 내에서 공작을 펼친 혐의로 기소된 그녀의 친구 엘레나 브란슨에 대한 수사가 계기였다.

브란슨은 수사 도중 모스크바로 도주해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하다.

자루비나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세 차례에 걸친 FBI 조사에서 러시아 정보 요원과의 접촉 사실을 부인했다가, 2024년 6월과 7월 면담에서야 비로소 실토했다.

정작 그녀는 법정에서 “FBI 요원에게 호감이 생겼기 때문에 자백한 것”이라고 고백했다. “그가 나를 감정적으로 조종했다”고도 했다.

한편 연방 검찰은 2025년 4월 자루비나가 뉴저지주 마사지 업소의 성매매 여성 이송 계획에 관여했다고 추가 기소했다. 그녀는 FBI 요원에게 보낸 취중 문자에서 이 사실을 스스로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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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자루비나는 FBI에 대한 허위 진술과 귀화 신청서에 성매매 경력을 숨긴 혐의, 두 건의 허위 진술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오는 6월 11일 선고 공판에서 최대 10년 형을 받을 수 있으며, 유죄 확정 시 강제 추방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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