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레바논 수도에 예멘까지 공습…“중동 질서 바꾸겠다”

이스라엘, 레바논 수도에 예멘까지 공습…“중동 질서 바꾸겠다”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24-09-30 13:06
수정 2024-09-3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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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예멘의 홍해 항구 도시 호데이다에서 이스라엘 공습으로 대규모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호데이다 신화 연합뉴스
29일 예멘의 홍해 항구 도시 호데이다에서 이스라엘 공습으로 대규모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호데이다 신화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는 물론 후티 반군이 있는 예멘까지 공습에 나서면서 이란을 중심으로 한 소위 ‘저항의 축’에 대한 전면 공세를 벌였다.

이스라엘군(IDF)은 29일(현지시각)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살해한 지 이틀 만에 예멘 후티 반군을 공습했다. 후티군이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근 벤구리온 국제공항을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이다.

후티 반군이 운영하는 알마시라 TV는 이날 호데이다 항구와 발전소에 공습이 벌어져 항구 노동자 1명과 엔지니어 3명 등 최소 4명이 사망하고, 33명이 부상당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전투기와 급유기, 정찰기 등 공군 항공기 수십 대를 동원해 이스라엘에서 약 1800㎞ 떨어진 예멘 서부 항구도시 호데이다를 공격했다.

IDF는 “석유를 수입하는 데 사용되는 발전소와 항구를 공격했다”며 “후티 정권은 표적이 된 인프라와 항구를 통해 이란의 무기와 석유 등 군사 목적의 물자를 이 지역으로 이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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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을 중심으로 이스라엘에 대항하는 ‘저항의 축’
이란을 중심으로 이스라엘에 대항하는 ‘저항의 축’


이스라엘군은 30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도심도 분쟁 발발 후 처음으로 공습했다.

이날 새벽 베이루트 서남부의 주택가 알콜라에 있는 아파트 한 채가 이스라엘군의 폭격을 받았다.

레바논 안보 소식통은 이스라엘의 드론(무인기)이 레바논의 이슬람 무장단체 자마 이슬라미야 조직원 2명이 소유한 아파트를 표적으로 삼아 4명이 숨졌다고 AFP통신에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헤즈볼라와 연계된 수니파 무장단체 자마 이슬라미야 조직원 1명이 숨졌고 적어도 16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계열 강경파 팔레스타인 인민해방전선(PFLP)의 지도부 3명도 이번 공습으로 숨졌다.

헤즈볼라의 근거지인 레바논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세는 점점 확대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나스랄라 암살 이후 “나스랄라는 이란을 중심으로 한 ‘악의 축의 중심 엔진’이었다. 그를 죽이면 지역적 세력 균형이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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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튀르키예 수도 이스탄불의 이스라엘 영사관 앞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레바논 무장정파인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가 사망한 것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시위대들은 시아파 지도자의 상징인 검은 터번을 쓴 나스랄라의 초상화를 들고 있다. 이스탄불 로이터 연합뉴스
29일 튀르키예 수도 이스탄불의 이스라엘 영사관 앞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레바논 무장정파인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가 사망한 것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시위대들은 시아파 지도자의 상징인 검은 터번을 쓴 나스랄라의 초상화를 들고 있다. 이스탄불 로이터 연합뉴스


이어 “우리에게는 위대한 날이 이어지고 있다”며 “우리는 중동의 전략적 현실을 바꾸고 있으며, 이스라엘이 승리하고 있다”라고 선언했다.

오는 10월 7일이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벌인 지 일년이 되는 만큼 이번 시점에서 이스라엘이 소위 ‘저항의 축’을 해체하고 중동 질서를 재편하려 한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무선호출기(삐삐) 테러를 시작으로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이 최고 지도자 나스랄라 사망으로까지 이어지자 이스라엘 국민 전체의 사기가 매우 높아진 상태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어느 때보다 자신감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 이후 일년 가까이 하마스의 공격을 막지 못하고 약 230명의 인질이 납치된 데 따른 사퇴 요구에 시달렸다.

특히 이날 전쟁 내각을 탈퇴했던 뉴호프당의 기드온 사르 대표가 다시 네타냐후 정부에 합류하면서 국제적인 비난에도 불구하고 국내 정치 기반은 탄탄하게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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