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암과 알마 남매.
인질 및 실종자 가족 포럼 제공
인질 및 실종자 가족 포럼 제공
일시 휴전 이틀째인 지난 25일(현지시간) 풀려나 이스라엘로 귀환한 남매 노암(16)과 알마(13)가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만나고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직후 이런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삼촌 아할 베소라이의 전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베소라이는 “50일 만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게 됐는데 처음 접한 소식은 엄마가 더는 살아있지 않다는 것”이라며 “충격과 고통이 크고 눈물도 많이 쏟은 것 같다”고 전했다.
남매는 하마스가 지난달 7일 이스라엘 남부 키부츠(집단농장) 베에리를 공격했을 때 부모와 생이별을 해야 했다.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자신들의 집에 불을 질렀을 때 안전실에 부모와 함께 있었다.
베소라이는 “하마스 테러범들이 이들 가족을 안전실 밖으로 끌어내려고 집에 불을 질렀다”며 “아이들이 창문에서 뛰어내려 다른 곳에 숨으려고 했지만, 테러범들에게 발견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끌려갔다”고 말했다.
남매의 엄마 요낫(50)은 숨으려다가 하마스 무장대원의 총에 맞았고, 아빠 드로르(50)는 납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남매는 가자지구의 한 단칸방에 다른 여성과 함께 갇혀 있었다. 베소라이는 “아이들에겐 쉬운 일이 아니었다”며 “방에 앉아서 식사하는 것도 단순한 일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그는 “하마스가 풀려날 줄 알지 못하는 아이들의 눈에 테이프를 붙이고 차에 태운 뒤 적십자사에 인계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아이들은 억류 당시 함께 있던 여성과 서로 다독이며 살아남자고 다짐했다.
이렇듯 하마스의 손아귀에서 풀려난 인질들이 정신적 트라우마에서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소년 오하드 먼더(9) 가족의 충격은 가시지 않고 있다. 오하드는 엄마,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하마스에 납치돼 할아버지만 빼고 1차 인질 석방을 통해 풀려났다.
오하드의 사촌 로니 라비브(27)는 풀려난 가족과의 대화를 통해 억류 당시 견딘 고통스러운 순간을 엿볼 수 있었다며 “이들은 여전히 충격 속에 있다”고 말했다. 오하드의 할아버지 아브라함 먼더(78)에 대한 소식을 알 수 없는 것도 가족들에게는 큰 걱정이다. 고령으로 건강에 문제가 있어 인질 생활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시력이 좋지 않은 데다 지팡이를 짚고 걸으며,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앓고 있었다고 가족들은 설명했다.
이들 가족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면 모두 재회할 수 있다는 것을 아직 풀려나지 않은 인질 가족들에게 보여주겠다며 더 많은 인질의 석방을 촉구하는 캠페인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