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 미 템플대학 총장대행 추모사 기다리다 실신, 72세 삶 마쳐

엡스 미 템플대학 총장대행 추모사 기다리다 실신, 72세 삶 마쳐

임병선 기자
입력 2023-09-20 10:35
수정 2023-09-2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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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추모식에 참석해 추모사를 준비하던 중 의자에서 졸도해 세상을 떠난 조앤 A 엡스 미국 템플대학 총장 대행이 지난 5월 11일 이 대학 졸업식 축사를 하고 있다.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자료사진 AP 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추모식에 참석해 추모사를 준비하던 중 의자에서 졸도해 세상을 떠난 조앤 A 엡스 미국 템플대학 총장 대행이 지난 5월 11일 이 대학 졸업식 축사를 하고 있다.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자료사진 AP 연합뉴스
조앤 엡스 미국 템플대학 총장대행이 19일(현지시간) 오후 이 대학 박물관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유물 전담 큐레이터를 추모하는 연설을 하기 직전 갑자기 의자에서 졸도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세상을 등졌다. 학교 간부들은 40년 가까이 이 학교에 재직하며 법대 학장 등을 지낸 엡스 대행이 이렇게 황망하게 세상을 떠난 사실이 믿기지 않아 어찌할 줄을 몰라 한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이날 추모식은 찰스 블록슨이란 큐레이터를 추모하기 위해 열렸다.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엡스 대행은 자신의 추모사 순서를 기다리다 막 사회자가 소개하려는 순간, 의자에서 졸도했다. 정복 경관이 달려와 그녀의 팔을 둘렀고, 장내 아나운서는 추모식장 안에 의사가 있는지 다급히 찾았다. 엡스 대행은 급히 이 대학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오후 3시 15분쯤 사망 선고가 내려졌다. 향년 72.

수석 부총장이며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켄 카이저는 고인의 평소 건강 상태에 대해 밝히길 거절했으며, 고인의 죽음 때문에 “우리 모두 한 방 맞은 것 같다”고 충격을 토로했다. 그는 나중에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엡스 총장의 건강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30년 동안 고인을 알아왔다는 카이저 부총장은 AP 통신에 “누구보다 열정적이었으며 다른 사람을 잘 돌보고, 사람들을 한 데 모으는 특별한 재주가 있었으며 아무리 힘든 과제도 즐겁게 해내는 재주가 있었다”고 돌아봤다.

고인은 2021년 7월 이 대학 최초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총장으로 취임해 3만 3600여명이 재학하는 이 대학을 이끌던 제이슨 윈가드가 지난 3월 사임하자 대행을 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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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앤 엡스 미국 템플대학 총장 대행이 졸도해 병원으로 후송된 뒤 이 대학 박물관의 큐레이터 찰스 블록슨의 추모식에 참석한 이들이 황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식 진행을 지켜보고 있다.  오른쪽 끝 그의 빈 자리에 추모사 원고를 비롯해 소지품들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AP 연합뉴스
조앤 엡스 미국 템플대학 총장 대행이 졸도해 병원으로 후송된 뒤 이 대학 박물관의 큐레이터 찰스 블록슨의 추모식에 참석한 이들이 황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식 진행을 지켜보고 있다. 오른쪽 끝 그의 빈 자리에 추모사 원고를 비롯해 소지품들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AP 연합뉴스
엡스 대행은 또 40년 전 이 대학 서점에서 일한 것을 시작으로 총장 대행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대행 취임 얼마 뒤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와 인터뷰를 했는데 노스 필라델피아 캠퍼스 근처의 범죄율이 치솟았다며 학교 안전을 도모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2019년 이후 등록율이 14%까지 떨어졌는데 자신은 이 파고를 잠잠히 하기 위해 발탁된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그녀는 “나는 분명 겸허해지며 흥분도 되고, 내가 무척 사랑하는 이 대학에 무얼 기여할 수 있는지 보고 싶기도 하다”고 털어놓으면서도 자신이 대행 꼬리표를 뗄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고인의 타계가 “필라델피아에 마음의 상처다. 40년 가까이 템플 대학의 힘있는 동력이자 꾸준한 친선대사였다”고 안타까워했다.

카이저 부총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덮쳤을 때 사무실과 학교를 폐쇄했을 때 고인과의 일화를 떠올렸다. “사무실에 마지막으로 나왔던 날이었다. 우리는 함께 있었는데 내가 ‘OK, 몇 주 뒤에나 뵙겠군요’라고 말했는데 그녀를 2년이나 못 봤다. 그렇게 오래 못 볼 줄 알았으면 그녀를 한 번 안아줄걸 그랬다고 그녀에게 말한 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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