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라하이나 주민들이 11일(현지시간) 대형 산불로 잿더미가 된 집을 살피고 있다. 2023.08.13 AFP=연합뉴스
지난 15일(현지시간) NBC뉴스에 따르면 일부 부동산 업자들은 산불 피해지역 생존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하와이 땅이나 집 등을 사겠다”고 요청했다.
마우이섬 라하이나 주민인 티아레 로런스는 MSNBC에 “(그들의 전화는) 완전히 역겹다”며 “라하이나는 매물로 나오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라하이나는 판매용이 아니다”라면서 “제발 인생에서 가장 끔찍한 때를 보내고 있는 이들을 이용하려고 하지 말라”고 호소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 서부 라하이나가 불길에 휩싸여 있다. 2023.8.8 AP 연합뉴스
당국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부동산 업자를 자처하는 이들이 나쁜 의도를 가지고 주민들에게 화재 피해를 본 집을 팔라는 연락을 하고 있다”며 “파손된 부동산의 판매를 유예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달라고 주 법무부 장관에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소셜미디어(SNS)에서도 “슬픔에 잠기고 재건할 기회도 갖기 전에 우리 주민에게서 땅을 빼앗으려는 것은 희망이 아니며, 우리는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카나팔리 해변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산불 이재민들을 위한 기부 물품을 나르고 있다. 정부의 산불 복구 지원이 미숙하다는 불만이 제기되는 가운데 다른 마우이 지역에서 온 자원봉사자들이 라하이나 등 서부 일대에 도움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2023.08.14 AP=연합뉴스
한편 지난 8일 발생한 마우이섬 산불로 인한 사망자는 99명으로 집계됐다.
아직 피해 지역 수색은 25% 정도만 진행된 상태라 사망자 수는 2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산불의 공식적인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