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국이 ‘위드 코로나’ 전환에 나서면서 감염자가 폭증하자 베이징의 한 약국에 시민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지난달 방역 완화 이후 약 1개월간 코로나19로 병원에서 숨진 이들이 6만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한 뒤로 사망자 수치를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15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기자회견에서 “(사실상 ‘위드 코로나’ 전환에 나선) 지난해 12월 8일부터 이달 12일까지 병원 내 코로나19 감염 관련 사망자는 5만 9938명”이라고 밝혔다. 사망자의 평균 연령은 80.3세로, 65세 이상이 90.1%를 차지했다.
최근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감염자가 크게 늘자 폐렴 또는 호흡부전일 때만 공식 사망자로 분류해 ‘통계 마사지’ 논란을 낳았다. 이번에는 기저질환에 의한 사망자도 포함시켜 공개했다. 국제사회가 중국의 감염자 및 사망자 통계에 문제를 제기하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통계에 병원에서 진료를 받지 못하고 자택 등에서 숨진 사례는 들어있지 않다. 지난달만 해도 응급실이 부족해 입원하지 못한 코로나19 환자가 부지기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사망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위건위는 “현재 중국에서 입원자 수와 중증 환자 수 등이 정점을 찍고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코로나19 관련 입원 환자수는 지난 5일 162만 5000명에 달한 뒤 서서히 떨어져 12일에는 127만명으로 집계됐다.
앞서 중국 국무원 질병통제센터도 지난 13일 “지금까지 XBB 변이와 하위 변이 34건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해외 유입은 33건, 본토 검출은 1건이다. 센터는 “아직 XBB 변이가 중국에서 유행하고 있지 않지만 해외 유입 상황을 고려하면 본토 출현 위험이 크다”며 “다만 미국에서 유행하는 XBB.1.5 변이는 아직 검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서구세계를 중심으로 오미크론 하위 변위인 XBB 변이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특히 XBB.1.5는 전파력이 강력한 것으로 알려져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 정부가 바이러스 관련 통계를 잇따라 공개하자 세계보건기구(WHO)는 14일(현지시간) 환영의 뜻을 밝혔다. WHO는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서에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 마샤오웨이 중국 위건위 주임과 중국의 상황에 얘기를 나눴다”며 이같이 밝혔다. WHO는 “중국 정부가 제공한 정보를 분석하고 있다”며 “이렇게 상세한 정보가 우리(WHO)와 대중에게 계속해서 공유되게 해 달라고 (중국 정부에) 요청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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