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원에 “난 멍청한 검둥이” 노래한 아프리카 아이들

600원에 “난 멍청한 검둥이” 노래한 아프리카 아이들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2-06-18 15:23
수정 2022-06-18 15:4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중국남성 논란되자 마을 떠나
“가난한 이들 이용했다” 분통
아프리카 “역겨워, 깊은 고통”

BBC 유튜브 영상 캡처
BBC 유튜브 영상 캡처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흑인 아이들이 “나는 검은 괴물입니다” “나는 IQ가 낮습니다”라고 외치는 충격적인 영상이 올라왔다. 돈을 받고 의뢰인의 축하 영상 등을 올려주는 일명 ‘영상편지 산업’을 악용한 것이었다. 고작 600원(50센트)을 주고 중국어로 인종차별 노래를 부르게 한 중국인은 논란이 되자 마을을 떠났다.

17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아프리카 말라위 경찰은 지난 2020년 릴롱궤의 은제와라는 지역에서 촬영된 한 영상을 두고 최근 수사에 착수했다.

말라위 아이들은 중국 전통 복장을 연상케 하는 빨간색 옷을 입고 ‘워스헤이구이 즈상디(我是黑鬼 智商低)’라고 적힌 칠판 앞에서 노래를 부르며 춤을 췄다. 칠판에는 중국어로 “난 검둥이고, 지능이 낮다”고 적혀 있다. 아이들은 무슨 의미인지 알지도 못한 채 양손을 위아래로 흔들었다.

BBC에 따르면 한 중국인 남성은 이 곳에서 중국어로 ‘아저씨’라는 뜻의 ‘슈슈’로 불리고 있었다. 6살 난 아프리카 아이는 “슈슈가 타박하고 때렸다. 실수를 하면 꼬집고 무언가 잘못하면 회초리로 채찍질하고 벌을 세웠다”고 증언했다. 할머니 역시 “그가 가난한 이들을 이용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아동착취 학대 논란이 불거진 중국 남성. 유튜브 영상 캡처
아동착취 학대 논란이 불거진 중국 남성. 유튜브 영상 캡처
말라위 “역겹고 무례한 모욕”낸시 템보 말라위 외무장관은 “우리는 역겹고 무례하고 깊은 고통을 느끼고 있다. 사람들이 우리를 모욕한 것은 우리를 불쾌하게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동영상에서 아동 착취 문제도 제기돼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펑 중국 외교부 아프리카 국장은 지난 14일 말라위를 방문해 “인종 차별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말라위 외무장관과 의견을 함께했다”며 앞으로 이러한 인종차별 영상을 지속적으로 단속하겠다고 약속했다. 말라위 주재 중국 대사관 역시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인종 차별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동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영상 제작 주문은 중국 내에서 여전히 활발하다. 가격은 450달러(약 58만원)에서부터 950달러(약 122만원)까지다. 중국 온라인 쇼핑사이트 판매 목록에는 ‘각종 아프리카 어린이들과 흑인 남성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맞춤형 영상을 만들어 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흑인을 비하하는 영상을 제작한 중국인은 “흑인들은 그렇게 다뤄야 한다”라는 막말을 하기도 했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정치적 이슈에 대한 연예인들의 목소리
가수 아이유, 소녀시대 유리, 장범준 등 유명 연예인들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에 대한 지지 행동이 드러나면서 반응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연예인이 정치적인 이슈에 대해 직접적인 목소리는 내는 것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연예인도 국민이다. 그래서 이는 표현의 자유에 속한다.
대중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연예인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