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러 핵무기 사용 우려
국방장관 주 3회 동태 보고
냉전 이후 핵위협 최고수준
폐허 된 건물 사이 펄럭이는 우크라 국기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서쪽 소도시 보로디얀카에서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사이에 우크라이나 국기가 걸려 있다. 러시아군은 지난 14일 흑해함대 기함인 모스크바호가 침몰한 뒤 보복 차원에서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대한 공격을 재개했다. 러시아군의 마리우폴 함락이 임박한 가운데 ‘항복하면 목숨만은 살려주겠다’는 러시아의 최후통첩에 우크라이나는 결사항전으로 맞서고 있다.
보로디얀카 AFP 연합뉴스
보로디얀카 AFP 연합뉴스
콘크리트 잔해 나뒹구는 마리우폴 아파트 단지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러시아군 폭격으로 무참히 파괴된 아파트 단지 앞을 주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마리우폴은 지난달 초부터 러시아군의 포위 공격으로 주택 대부분이 파괴되고 식량, 수돗물, 전기 공급이 끊겨 미처 도시를 빠져나가지 못한 16만여 명이 고통을 겪고 있다. 2022.4.1 로이터 연합뉴스
CNN은 20일(현지시간)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을 비롯한 핵심 국방 인사들이 미국의 핵무기와 핵 방위를 총괄하는 찰스 리처드 전략사령관으로부터 러시아 핵무기 관련 동태를 주 3회 보고받고 있으며,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위협에 대한 우려가 냉전 이후 어느 때보다 높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지난달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핵(무기) 충돌 위험은 분명히 항상 존재한다”라며 자국 기반시설이 공격을 받으면 핵 억제력이 마비될 수 있는 만큼 이 경우 핵무기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도 밝혔다.
대외적으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부정하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인도 매체에 “우크라이나에 핵무기가 아닌 재래식 무기만 쓸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리놉스키 장례식에 등장한 푸틴과 경호원이 든 핵가방 정체. 러시아 국영방송
AP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24시간 동안 전투기와 대포로 우크라이나 군사시설 각각 60곳과 1260곳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국방부는 러시아군의 공격에 대해 더 광범위한 공격을 위한 여건을 조성하는 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그런(핵무기 사용) 가능성은 진짜 정보가 아닐 수 있지만, 사실일 수도 있기 때문에 나뿐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우려해야 한다”며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거듭 경고했다.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 역시 “러시아가 지금까지 군사적으로 직면한 차질과 좌절을 감안할 때 전술 핵무기 또는 저위력 핵무기를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할 가능성을 누구도 가볍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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