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총선 뒤덮은 中이슈…트뤼도 강경책으로 뒤집나

캐나다 총선 뒤덮은 中이슈…트뤼도 강경책으로 뒤집나

이기철 기자
이기철 기자
입력 2019-10-01 22:40
수정 2019-10-02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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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Zoom in] 트뤼도, 흑인분장 사진 뒤 지지율 위기

“中 자의적 구금 빈번” 친중 노선 수정
라이벌 시어 “총리가 中에 한 게 뭔가”
멍완저우 체포 뒤 관계 악화 책임 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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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AFP 연합뉴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AFP 연합뉴스
중국 이슈가 오는 21일 실시하는 캐나다 선거를 지배하고 있다. 자유당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수성에 성공하든, 강력한 라이벌인 보수당의 앤드루 시어 대표가 정권을 잡든 새로운 정부는 중국에 강경 정책을 취할 것이라고 미국 경제 전문매체 CNBC가 30일(현지시간) 정치학자들의 말을 인용해 분석했다. 앞서 캐나다 정보기관이 중국 정보기관의 선거 개입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온타리오주 미시소가 유세에서 “중국이 국내든 국제적이든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는 수단으로 ‘자의적 구금’을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동안 중국을 직접 공격하지 않고 관계 복구에 중심을 두었던 그의 스탠스가 달라졌다. 특히 지난달 19일 흑인 분장 사진 등의 악재가 불거지면서 지지율이 출렁이자 친중국 노선을 수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시어 대표는 “중국이 캐나다 정부를 괴롭히는 동안 총리는 캐나다를 위해 한 일이 아무것도 없다”며 공세를 이어 갔다. 그는 이번 선거의 초점을 트뤼도 총리에 대한 평가로 바꿨다.

캐나다와 중국의 관계가 악화된 것은 캐나다가 지난해 12월 중국 5G(세대) 통신기업 화웨이 창업자의 딸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를 체포하면서부터다. 중국은 이에 대해 캐나다 시민 2명을 스파이 혐의로 구금했고, 캐나다의 최대 수출품인 카놀라유와 육류 수입을 막았다. 중국과의 교착상태가 장기화되면서 트뤼도 총리의 친중국 정책은 도마에 올랐다.

토론토대학 정치과학과 동양연구원의 린네트 옹 교수는 “여론 조사 결과 중국에 대한 호감이 크게 변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트뤼도 정부에서 캐나다는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미국과 가까운 경제 및 군사 동맹이지만 어느 편에 서지 않으려 했다”며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이 캐나다 정책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 정보기관은 중국과 인도 등의 정보기관이 다가오는 연방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지 주의 깊게 감시하고 있다고 캐나다 매체 CBC가 전한 바 있다. 특히 중국 정보기관들은 과거 캐나다에서 기술 탈취와 같은 경제적 이득을 노렸으나 멍완저우 체포 이후 다른 목적의 첩보 활동이 덧붙여졌다고 이 매체는 정보기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2019-10-0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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