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대회당 경계 삼엄…대회장까지 4차례 안전검사 ‘철벽 보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집권 2기의 첫발을 떼는 중국 공산당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개막식이 1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막을 올렸다.당대회가 열리는 인민대회당 앞은 가을비가 내리는 중에도 이른 새벽부터 5년에 한 번씩 열리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를 취재하려는 내외신 기자들로 장사진을 쳤다. 2천여명의 취재진은 떨어지는 빗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입장 수 시간 전부터 길게 줄을 늘어섰다.
인민대회당 동문에서는 좋은 자리를 맡으려는 일부 취재진과 보안요원 사이에 실랑이가 이는 등 쌀쌀한 날씨와 달리 분위기가 과열되기도 했다.
중국 주요 정치 인사가 참석하는 당대회인 만큼 인민대회당 주변에는 공안과 무장경찰, 보안요원들이 촘촘히 배치돼 삼엄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지하철역에서 인민대회당 방향으로 나가는 출입구에는 공항에서 이뤄지는 안전검사가 모든 사람을 상대로 이뤄졌고, 인민대회당 각 입구에는 일반인의 접근은 엄격히 금지됐다.
인민대회당 경내에 진입한 뒤에도 안면인식 장치 등 4차례나 추가 안전검사와 신분 확인을 거친 뒤에야 대회당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날 개막식에 참석하는 대표단은 회의 시작 한 시간 전인 오전 8시께 대형 버스와 승용차를 타고 속속 도착했다.
중국 소수 민족 전통 복장을 차려입은 소수 민족 대표단을 비롯해 각 지역 대표단은 1층 로비에 마련된 ‘대표단 통로’에서 취재진과 간단한 질의응답을 한 뒤 대회장으로 입장했다.
개막 선언 20여분을 남겨 두고 인민대회당에 종소리가 울려 퍼지자 2천300여명은 일제히 자리에 앉아 주석단의 입장을 기다렸다.
현지시간으로 오전 9시 정각이 되자 시 주석을 필두로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 주석과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 주석,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등 상무위원과 정치 원로들이 대표단의 박수를 받으며 차례로 입장했다.
시 주석의 상하이방(上海幇·상하이 출신 정·재계 인맥) 척결 등으로 당대회에 불참할 것으로 예상됐던 장 전 주석은 보좌진 3명의 부축을 받으며 시 주석 왼편에 자리했다.
역시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숙청이 잇따라 이번 당대회에 불참할 것이라던 후 전 주석도 시 주석 오른편에 앉아 건재를 과시했다.
두 전 주석은 시 주석의 지난 18기 성과 보고가 진행되는 긴 시간 동안 큰 움직임 없이 이따금 박수를 치며 자리를 지켰다.
시 주석에 이은 차기 후계자로 거론되는 천민얼(陳敏爾) 충칭시 서기와 후춘화(胡春華) 광둥성 서기도 당대회에 참석했다.
후 서기는 주석단 상무위원회 자리인 맨 앞줄에 자리했지만, 천 서기는 뒤편에 마련된 주석단 우측 상단에 앉았다.
리커창 총리의 사회로 진행된 당대회는 국가 제창 이후 곧바로 시 주석의 지난 18기 성과 보고로 이어졌다.
‘동지들’로 시작된 성과 보고에서는 시 주석의 국정운영 지침인 치국이정(治國理政·국가통치) 이론이 담긴 새로운 중국 특색 사회주의가 수차례 등장했고, 시 주석이 힘주어 어조를 높일 때마다 대표단의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3시간이 넘는 성과 보고에 시 주석과 주석단의 원로 정치인들은 가끔 지친 기색이 보이기도 했지만, 성과 보고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이탈하는 사람은 없었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中國夢)을 실현하고 인민이 원하는 아름다운 생활을 실현하기 위해 계속 분투해 나가야 한다”라는 시 주석의 마지막 발언이 끝나자 인민대회당 전체에 가장 큰 박수 소리가 터져 나오면서 개막식은 막을 내렸다.
이번 당대회에는 대표단과 특별 초청받은 인사를 포함한 전체 인원 2천354명 중 건강 등을 이유로 불참한 16명을 제외하고 2천338명이 참석했다.
대표단은 오는 24일까지 일주일간 각 부문의 업무보고와 향후 5년의 정책 방향을 토론하고, 18기 중앙위 보고 청취 및 심사,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업무보고서 심의, 당정(당헌) 개정안 심의, 19기 중앙위, 중앙기율위 구성 등을 논의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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