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미FTA, 끔찍한 거래…한국과 재협상 막 시작”

트럼프 “한미FTA, 끔찍한 거래…한국과 재협상 막 시작”

입력 2017-07-14 09:21
수정 2017-07-1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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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行 기내 간담회…“우린 한국 보호하지만 한해 400억 달러 잃어” “철강 큰 문제…수입할당·관세 조치 둘 다 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끔찍한 거래‘(horrible deal)라고 지칭하며 한국과 ’재협상‘(renegotiating)을 통해 이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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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위해 프랑스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문답 과정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발언은 애초 비보도를 전제로 한 오프더레코드(off the record)로 진행됐지만, 이례적으로 백악관은 하루 뒤인 13일 전문을 언론에 배포했다.

배포된 전문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제재에 대한 중국의 역할 등에 관해 얘기하던 도중 “’사람들이 ‘당신이 무슨 카드를 가지고 있느냐’고 묻는데 간단하다. 난 ‘무역’이라고 답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나쁜 무역 거래로 완전히 황폐해졌다(absolutely devastated). 중국과 가장 나쁜 거래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경제와 무역을 고리로 해 중국의 대북 제재 동참을 압박하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도 나쁜 거래(bad deal)를 하고 있다”며 “우리는 한국과 협상을 막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한국을 보호하고 있지만 무역에서 한해에 400억 달러를 잃고 있다”며 “거래가 막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을 겨냥, “클린턴은 미국에 일자리를 제공하고 돈을 벌 수 있다고 했지만 우리는 일년에 400억 달러를 잃고 있다”고 강조하며 “이건 끔찍한 거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래서 우리는 어제(현지시간 11일)부로 한국과 재협상(renegotiating)을 다시 시작했다”며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 무역대표부(USTR)는 한국 정부에 FTA 공동위원회 개최를 요구하는 서한에서 ‘개정 및 수정’을 위한 ‘후속 협상’(follow-up negotiations)이라는 용어를 쓴 데 반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재협상’(renegotiating)이라 언급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한미 FTA ‘재협상’이라는 표현을 쓴 바 있다. 이는 협정 일부가 아닌 전체를 모두 다시 뒤엎을 수 있다는 뉘앙스를 주려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13일 세종청사 브리핑에서 “협정문상의 정확한 용어는 개정(amendment)과 수정(modification)이며 재협상(renegotiation)은 없는 단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날 기내 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 무역과 관련한 질문에서도 “수입할당과 관세 조치, 둘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철강은 한미 FTA 개정 협상 시 미국의 강한 압박이 예상되는 분야 중 하나다.

그는 “중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철강(덤핑 수출)은 큰 문제로, 수십 년간 이어지면서 우리 철강 산업을 파괴해왔다”며 “나는 그걸 멈추게 하겠다”고 말했다.

철강은 글로벌 공급과잉 속에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전부터 미국 정부의 타깃이 돼 왔으며,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미국은 사실상 모든 종류의 철강제품에 대해 관세를 물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대북 압박에 있어 중국의 역할에 기대를 나타냈다.

그는 “중국이 북한 문제에 있어 우리를 도와준다면 멋진 일이 될 것”이라며 “중국이 강한 (대북) 제재에 부담이 있다는 것은 나도 이해한다. 중국은 8천년의 역사를 갖고 있고 한국과 수 세기 동안 수많은 전쟁을 벌이고 엄청난 갈등을 겪어왔다. 우리가 (중국에) 하라고 한다고 해서 그대로 하는, 그런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엄청난 친구”(tremendous guy)라 부르며 “그와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을 위해 일하고 나는 미국을 위해 일한다. 그는 5천만명이 국경으로 쏟아져 나오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일에는 여러 가지 다양한 측면이 있고, 나는 그 다른 측면을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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