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ICBM·핵실험·원자로 가동 등 위협, 美 대북정책 수립 ‘재촉’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곧 윤곽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고 미국 AP통신이 31일(현지시간) 진단했다.AP통신은 ‘미국 국방장관의 아시아 순방에 북한이 불길하게 다가오는 4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핵실험, 플루토늄 생산용 원자로 재가동 등을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이 곧 구체적인 대북정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먼저 통신은 북한이 미국 본토까지 나아갈 수 있는 ICBM 발사 카드로 미국을 자극하고 있다는 점을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수립을 재촉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통신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ICBM 시험발사 준비사업이 마감 단계에 왔다고 경고했다”며 “이는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필요한 결정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런 경고가 북한의 허세일 가능성도 있지만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실제적이고, 날로 커지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통신은 진단했다.
북한이 머지않아 추가 핵실험을 강행할 수 있다는 점도 트럼프가 대북정책 결정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이유로 지목됐다.
통신은 “김정은은 핵무기가 자신의 국가방어전략의 초석이라며 포기할 의사가 없다고 밝혀왔다”며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화된 핵탄두 개발에 성공했는지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리지만 북한이 곧 추가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는 동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정세에 큰 파급효과를 낳을, 핵실험을 다루는 방식도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그가 북한의 핵위협과 관련해 한국과 일본이 스스로 핵무장을 하는 방안의 전략적 가치를 언급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플루토늄 생산용 원자로를 최근 재가동한 것도 트럼프의 대북정책 결정을 재촉하는 이유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는 영변 핵 시설 일대를 촬영한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해 북한이 플루토늄 생산용 원자로를 재가동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통신은 “영변 원자로는 한해에 핵무기 1∼2개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 6㎏ 생산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재가동 사실은 미국에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이미 핵탄두 10∼20기 또는 더 많은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통신은 관측했다.
이밖에도 통신은 오는 3월 실시될 한미연합훈련을 또 하나의 변수로 봤다.
통신은 “북한 군대는 겨울 훈련을 마무리하는 반면 비무장지대 남쪽에선 한미 양국이 봄철에 전투능력을 향상시키려고 연합훈련을 진행한다”면서, 북한은 이런 훈련에 극도의 거부감을 가져 “봄은 전통적으로 한반도에서 긴장이 최고조에 오르는 시기”라고 지적했다.
모의전쟁 형식의 이 같은 한미연합훈련은 한국과 미국이 본질적으로 방어를 위한 것이라고 밝히더라도 북한에는 항상 거대한 도발로 통했다.
게다가 최근에는 한국 언론이 김정은 위원장과 고위 지도자들을 겨냥한 ‘참수 작전’을 보도하며 분위기가 더 악화됐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북한은 이를 금도를 넘는 행위로 지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곧 다가올 한미연합훈련에 북한이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한반도 안보 정세가 급변할 수 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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