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플로리다 쿠바계 주민들, 카스트로 타계에 ‘축제분위기’

美플로리다 쿠바계 주민들, 카스트로 타계에 ‘축제분위기’

입력 2016-11-27 13:54
수정 2016-11-2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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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상당수가 독재 피해 미국으로 탈출한 이들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의 쿠바계 주민 밀집지역 ‘리틀 아바나’가 갑작스러운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26일(이하 현지시간) 플로리다 주 언론들에 따르면 이는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타계 소식이 알려진 전날 밤부터 쿠바계 주민들이 길거리로 쏟아져나왔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미국 국기와 쿠바 국기를 함께 들고나와 흔들거나 서로 얼싸안으며 기뻐하는 것은 물론 자동차 경적을 울리거나 프라이팬 같은 주방용품을 들고나와 두들기거나 폭죽을 터뜨렸다.

현지 경찰은 사람들이 많이 모인 도로의 차량 통행을 아예 차단한 뒤 사람들이 질서 있게 이동하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쿠바계 이민자의 인구 비중이 높은 플로리다 주에서는 마이애미 리틀 아바나 지역에서와 비슷한 상황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리틀 아바나의 ‘환영 인파’는 이날 오후까지도 도로에 몰려나와 있고, 현지 언론들은 한때 몰려나온 사람의 수가 수천 명까지 불어나기도 했다고 전했다.

쿠바계 미국인들이 카스트로 전 의장의 사망을 환영하는 까닭은 그들 중 상당수가 카스트로 집권 이후 공산 독재를 피해 미국으로 탈출했거나, 그렇게 미국으로 온 사람들의 자손들이기 때문이다.

약 200만 명으로 추산되는 쿠바계 미국인들 중 약 140만 명이 플로리다 주에 살고 있고, 미국 이민정책연구소(MPI)의 집계에 따르면 쿠바에서 피델 카스트로가 집권한 이후 각종 경로를 통해 미국으로 이주한 사람은 적어도 50만 명에 이른다.

미국 시민권을 아직 받지 않았거나 불법체류자 상태인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독재를 견디지 못하고 자국을 등진 쿠바인은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쿠바에서 미국으로 탈출하기 위해 선박을 이용하던 사람 중에는 쿠바 당국의 감시를 피해 이동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작거나 조악한 선박에 몸을 맡긴 채 망망대해로 나서야 했던 사람이 많았다.

또 해상에서 폭풍우를 만나거나 길을 잃는 등 사고로 목숨을 잃었던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이로 인해 미국에 정착한 쿠바인들이 카스트로 정권에 대해 가지는 반감을 더 깊어졌다.

마이애미 리틀 아바나의 쿠바계 주민 버지니아 페레스 누네스는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한 사람의 죽음을 기뻐하는 게 아니고 독재의 종말, 학살의 종말을 기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플로리다 지역 주요 정치인들도 이런 쿠바계 주민들과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수십 년 동안의 억압 끝에 쿠바인들이 자유와 평화, 민주주의를 누리게 됐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고, 일리애나 로스-레티넌(공화·플로리다) 하원의원은 “새로운 자유가 열릴 기회에 대해 사람들이 기뻐하고 있다”고 평했다.

마코 루비오(공화·플로리다) 상원의원은 “역사가 카스트로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독재자는 숨졌지만 독재는 죽지 않았다”며 쿠바에서 민주주의를 확립하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가 여전히 많다고 주장했다.

피델 카스트로의 사망에 대해 그다지 흥분할 일이 아니라는 의견을 밝힌 쿠바계 주민들도 있었다.

한 쿠바계 미국인 남성은 마이애미 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그의 나이가 90세였고 따라서 그의 죽음이 큰일은 아니다”라고 말했고, 다른 쿠바계 여성은 같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피델 (카스트로)보다는 10년간 못 본 쿠바의 친척들을 언제 만날 수 있을지가 내 관심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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