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韓·日과 미군주둔비 추가부담 직설적으로 논의할 것”

“트럼프, 韓·日과 미군주둔비 추가부담 직설적으로 논의할 것”

입력 2016-11-10 16:03
수정 2016-11-10 16:0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트럼프 정책자문역들 기고 “대북 인내는 그만…오바마 유약이 동맹들 의심 낳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기간 한국과 일본에 대해 미군 주둔 비용의 “공정한 부담”을 요구한 것은 “두 나라가 비용 부담 문제에서 적극 나서 제 몫을 다 하는 게(to step up to the full cost-sharing plate) 공정한 일이며, 이미 오래전에 그랬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트럼프 진영의 정책자문역들이 밝혔다.

선임 자문역인 알렉산더 그레이와 자문역인 피터 나바로는 외교·안보 전문매체 포린 폴리시 기고문에서 한국과 일본이 각각 세계 11위와 3위의 경제 대국이라는 점을 상기시키고 “미국의 납세자들이 파멸적 전쟁을 겪은 두 나라를 재건했을 뿐 아니라, 미국의 돈과 피 덕분에 이들 두 동맹이 지난 반세기에 걸쳐 성숙한 민주주의와 선진 경제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운동 기간 한국과 일본이 각각 자국의 미군 주둔 비용을 100% 부담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재확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아태지역 안정의 기반으로서 미국의 아시아 동맹들에 대한 트럼프의 공약엔 의문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트럼프는 서울과 도쿄가 미군의 자국 주둔을 지원하는 추가적인 방법을 두 나라 정부와 단도직입적이고, 실용적이며 정중하게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에서도 나토동맹들과 같은 논의를 할 것이라고 이들은 덧붙였다.

두 자문역은 기고문에서 북한 핵 문제와 관련,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은 “아무런 성과도 없이 불안정을 높이고 위험을 증가시키기만 함”으로써 실패했다고 단언하고 “인내는 그만”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오바마 대통령 취임 후 지금까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진척 상황과 천안함 침몰 사건 등을 거론하고 “미국의 거듭된 경고와 간청에도 중국이 난폭한 아이(북한)를 통제하지 않고 있으며, ‘김씨’ 정권은 굳건히 권력을 잡고 북한 주민들은 압제와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과 동맹들에 대한 위험은 더욱 커졌다”고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 전략적 인내 정책을 폐기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지만, 새로운 정책 방향이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들은 그러나 “오바마의 유약함 때문에 중국이나 북한의 공격에 직면했을 때 미국이 기꺼이 기존의 안보공약을 이행할 용의가 있는지에 대해 (동맹들 사이에) 의구심이 생겼다”고 말해 힘의 구사 의지를 강조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이 중국의 세력 확장을 차단한다는 목표에선 시의적절했으나, 아시아를 중심축(pivot)으로 삼겠다는 “목소리만 컸지” 실제 군사력으로 뒷받침하지 않음으로써 “중국의 공격성과 지역 불안만 키운” 실패작이라고 이들은 규정하면서 군사력 증강과 그것의 사용 의지를 거듭 분명히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무엇보다 우선 “아시아 지역 안정의 최대 원천”인 미 해군 함정 규모를 현재의 274척에서 350척으로 재건하는 데 나설 것이라고 이들은 밝혔다. 이들은 기고문의 제목도 ‘도널드 트럼프의 힘을 통한 아시아태평양 평화 구상’이라고 붙였다.

이들은 현재 아시아에서 미 해군이 ‘연간 5조 달러(5천750조 원)에 이르는 남중국해 무역로 보호’와 ‘중국의 점증하는 야망에 대한 견제’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해군 재건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미국이 아시아 자유질서 수호자로서 전통적인 역할을 계속해나갈 것이라는 확신을 동맹들에 심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에 따르면 태평양지역에서 중국 해군은 이미 미 해군에 대해 수적 우세를 점한 가운데 2030년까지 전함 415척과 잠수함 100척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태평양 정책이 점차 “유약에서 허언으로”까지 악화됐다고 혹평하고 중국과 필리핀 간 남중국해 영토분쟁에서 중국이 지난 2012년 미국과 합의를 어겼음에도 미국이 개입을 거부한 것이 최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중국 편향 움직임을 낳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미국이 태국의 군사쿠데타를 이유로 핵심 동맹조약국인 태국을 경원시한 게 태국의 중국 접근을 초래했다고 비판해 공화당의 전통적인 현실주의적 대외정책관을 드러냈다. 중국을 의식한 대 대만 무기판매 제한 역시 “말도 안 되는” 정책이라고 주장해 대중 견제를 위해 대 대만 무기판매 제한을 해제할 것임을 예고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다시는 절대로 대외정책의 제단에 미국 경제를 제물로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이들은 단언하고 “트럼프는 오바마 행정부가 폐기했던 로널드 레이건의 금언, 즉 힘을 통한 평화 전략을 굳건히 추구해 나갈 것”이라면서 이 두 가지가 트럼프 당선인의 대외정책의 2대 원칙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미국의 경제 이익을 대외정책의 희생물로 삼은 “나쁜 무역협정들”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허용,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추진 등을 들고 “이들 협정은 우리의 제조업 기반과 우리 스스로와 동맹들을 방어하는 능력을 약화시켰을 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TPP에 대해 이들은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힐러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자유무역협정에 대한 미국 내의 반대론을 우회 추진하기 위해 ‘중국 봉쇄를 위한 군사안보 수단’으로 포장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트럼프의 대외정책의 초석은 “쇠퇴하지 않은 미국의 힘으로 미국의 국가 이익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거듭 역설하고 “미국의 동맹들이든 경쟁자들이든 미국 대통령은 자신이 말한 것은 지킨다는 점을 믿어도 된다”고 두루 ‘경고’했다.

이 기고문은 미국의 대선 투표일 하루 전인 7일 게재됐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