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의 잇단 ‘反트럼프’ 선언…“유권자 마음 못 돌려” 지적도

美언론의 잇단 ‘反트럼프’ 선언…“유권자 마음 못 돌려” 지적도

입력 2016-10-06 09:30
수정 2016-10-0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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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틱, 클린턴 지지 선언…창간 159년 만에 세번째

미국 대선이 한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미 언론들의 트럼프 반대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이 선거 결과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다.

150여 년 전통의 미국 시사잡지 애틀랜틱은 5일(현지시간)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애틀랜틱이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공식 표명한 것은 창간 후 1860년 에이브러햄 링컨, 1964년 린던 존슨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데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애틀랜틱은 이날 사설에서 클린턴은 “역대 미국 대통령 후보 가운데 가장 준비된 후보 중 한 명”이라며 “클린턴이 세계 속 미국의 역할을 이해하고, 미국이 처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반면 상대 후보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서는 “선동가이자 외국인 혐오주의자, 성차별주의자, 문외한, 거짓말쟁이” 등으로 지칭하며 “미국 227년 대선 역사상 주요 정당 후보 중 가장 자격 없는 후보”라고 혹평했다.

애틀랜틱은 1857년 월간지로 처음 발간된 후 현재는 1년에 10호씩 발간되고 있으며, 정치와 외교, 문학 등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는다.

스콧 스토셀 애틀랜틱 편집장은 “어떤 정당과 파벌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창간 정신에 따라 애틀랜틱은 가볍게 지지 선언을 하지 않는다”며 “국가적 비상사태나 공공에 대한 위협 등이 걸린 경우에만 지지 선언을 하는데, 트럼프의 당선이 이러한 위험을 갖고 있다고 믿어 클린턴 지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전날 연예전문지 배니티페어 편집장 그레이던 카터도 편집장의 편지에서 “말과 행동을 통해 트럼프는 총기폭력, 심한 편견, 무지, 편협, 거짓말을 비롯해 사회에 안 좋은 모든 것을 조장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도 클린턴 지지를 표명했으며, 보수매체인 애리조나리퍼블릭, 신시내티인콰이어러, 댈러스모닝뉴스, 휴스턴크로니클 등도 클린턴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보수성향 잡지 내셔널리뷰는 지난 1월 전 지면을 할애해 ‘트럼프 반대’를 표명했고, 창간 이후 한 번도 대선 후보 지지 선언을 한 적 없는 USA투데이는 지난달 말 트럼프에 투표하지 말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NYT는 특정 후보에 대한 언론들의 이 같은 지지와 반대는 대개 선거 결과와는 크게 관련이 없다고 지적했다.

올해 대선의 경우 트럼프에 반대를 표명한 언론이 압도적으로 많고, 그러한 반대가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그 비난의 방식이 직설적이고 그에게서 ‘국가를 구하라’는 어조를 띤다는 점에서 예년과는 다른 차원의 양상을 보이지만, 여전히 언론과 유권자들의 생각에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NYT의 각종 전국 단위 여론조사 평균을 보면 지금 대선이 실시될 경우 트럼프를 선택하겠다는 유권자는 41%에 달한다.

NYT는 언론과 다수 유권자, 특히 공화당 지지자들 간 이견은 수십 년간 이어져 온 것이지만, 올해 대선은 완전히 새로운 ‘분열상’을 보인다면서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먼저 언론은 트럼프의 출마를 종말론적 시각으로 보는 반면, 트럼프 지지자들은 그가 그의 슬로건처럼 정말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또 언론이 트럼프를 향해 전례 없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 데 맞서 트럼프 역시 주류 언론이 보통의 미국인에 반해 미국의 시스템을 조작한 특수이익단체 중 하나라는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스토셀 애틀랜틱 편집장은 공개 지지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은 알고 있지만 “우리와 많은 다른 이들의 지지가 잔물결처럼 퍼지는 확장 효과를 거둘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만약 핵심 주에서 단 몇 사람에게 영향을 준다면, 그것이 차이를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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