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vs 트럼프> 대통령가문 대 부동산가문 간 세기의 대결

<힐러리 vs 트럼프> 대통령가문 대 부동산가문 간 세기의 대결

입력 2016-06-07 11:36
수정 2016-06-07 11:3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힐러리 남편 빌 클린턴, 트럼프 장녀 이방카 핵심 ‘구원투수’

미국 민주, 공화 양당의 사실상 대선후보 확정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는 성장 배경과 이력이 다른 만큼 가족사도 눈에 띄게 대조적이다.

클린턴 전 장관이 전직 대통령(42대 빌 클린턴)을 남편으로 둔 ‘대통령 가문’이라면 트럼프는 부동산 개발로 부를 일구고 이름을 날린 ‘부동산 가문’이다.

1980년생인 클린턴 전 장관의 외동딸 첼시와 1981년생인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는 절친이었지만 대선 과정에서 관계가 소원해졌다.

두 사람은 족보상으론 멀지만 같은 집안이기도 하다. 두 집안은 14∼15세기 영국의 랭커스터 왕가 후손이라는 게 족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힐러리 클린턴…첫 부부 대통령에 기록에 도전

클린턴 전 장관은 1947년 10월26일 미국 일리노이 주(州) 시카고에서 3남매 중 장녀로 태어났다.

아버지 휴 앨즈워스 로댐은 영국 웨일스 혈통으로, 시카고 시내에서 작은 섬유업체를 운영했고 어머니인 도로시 엠바 하월 로댐은 전업주부였다. 도로시의 모친, 즉 클린턴 전 장관의 외할머니는 프랑스계 캐나다인과 인디언 혼혈이다.

클린턴 전 장관의 아버지는 다소 괴팍한 모난 성격의 소유자인 반면 어머니는 평생 자식들에게 끈끈한 가족애를 가르친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 전 장관은 3살이 되던 해에 시카고 교외의 파크리지로 이사했고 이곳에서 두 명의 남동생 휴이 로댐, 토니 로댐과 함께 자랐다. 신혼여행 때 부모와 두 동생을 함께 데려갔을 정도로 가족애가 끈끈했다.

기독교를 믿는 보수적 가정에서 성장한 클린턴 전 장관은 어려서부터 활동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정치에도 관심이 많았으며, 1969년 진학한 예일대 로스쿨에서 한 살 많은 지금의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만났다.

1975년 10월 빌과 결혼해 아칸소 주(州) 리틀 록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몄으며, 이로부터 4년4개월 만인 1980년 2월에 외동딸 딸 첼시를 낳았다.

클린턴 전 장관 부부는 첼시가 2010년 러시아계와 유대계 혈통을 가진 미국인 마크 메즈빈스키와 결혼한 뒤 2014년 첫 딸을 출산해 할아버지, 할머니가 됐다.

클린턴 전 장관은 아칸소 주 법무장관, 아칸소 주지사를 거쳐 1992년 대통령에 오른 남편 빌의 외조 덕분에 계속 정치력을 키울 수 있었다. 두 번의 상원의원을 거쳐 백악관에 들어간 뒤에는 그림자 내조를 한 과거 대통령부인들과 달리 정책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했는데 처음으로 대통령부인 집무실을 백악관 동관이 아닌 서관(웨스트윙)에 두기도 했다.

남편 빌은 1946년 8월 아칸소 주의 호프에서 윌리엄 제퍼슨 블라이드 3세라는 이름으로 태어났는데 그가 태어나기 전 외판원이던 아버지 윌리엄 제퍼슨 블라이드 주니어는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이후 어머니 버지니아 델 캐시디가 로저 클린턴과 재혼하면서 계부의 성을 따라 개명했다. 빌의 이복동생으로는 로저 주니어(1956년생)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첫 부동산재벌 대통령 도전

독일 서남부 카를슈타트 출신인 할아버지 프리드리히 드룸프(Friedrich Drumpf)가 16세 때인 1885년 미국에 이민 오면서 ‘트럼프 일가’를 일궜다.

1892년 미국 시민이 된 드룸프는 미국식 이름인 트럼프로 이름을 바꾸고 숙박과 식당 사업을 해 큰돈을 모았다. 도중에 독일로 돌아갔으나 병역 회피 등의 혐의로 강제추방돼 미국에 다시 돌아왔으며 이후 부동산 사업에도 손을 댔다.

두 아들 중 장남인 프레드 트럼프는 부친의 재력 덕분에 부동산 사업을 해 꽤 큰돈을 벌었다.

트럼프는 1946년 6월14일 뉴욕 퀸스에서 프레드 트럼프와 스코틀랜드 태생 어머니 메리 애니 사이에서 3남2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매리엔 트럼프 배리(78) 미 연방 제3항소법원 판사가 장녀이자 큰누나이고 그의 형 프레드 주니어는 1981년 43세의 나이에 일찌감치 세상을 떠났다. 작은 누나 엘리자베스 트럼프 그라우와 남동생 로버트 트럼프가 있다.

트럼프는 퀸스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의 사립 기숙학교인 ‘뉴욕군사학교’(New York Military Academy)를 거쳐 1964년 뉴욕에 있는 포덤대학에 입학해 2년을 다닌 후 미국 아이비리그에 속한 명문대학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로 편입해 경제학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직후 아버지와 함께 부동산 사업에 뛰어들어 부를 축적한 트럼프는 전 세계에 자신의 이름 ‘트럼프’를 내건 호텔과 골프장, 카지노 등을 운영하는 트럼프그룹(The Trump Organization)을 일궜으며 세 번의 결혼으로 자녀만 5명에 달하는 등 대가족을 형성하고 있다.

엔터테이너 기질이 강하고 여성 편력이 있는 트럼프는 첫째 부인 이반나 트럼프, 둘째 부인 말라 메이플스와 각각 이혼한 뒤 2005년 슬로베니아 출신 모델 멜라니아 트럼프와 세 번째 결혼했다.

장남 트럼프 주니어, 장녀 이방카 트럼프, 차남 에릭 트럼프, 차녀 티파니 트럼프, 3남이자 막내 배런 트럼프 등 5명의 자녀 가운데 장남과 장녀 차남은 첫째 부인, 차녀는 둘째 부인, 10살짜리 막내는 현재 부인인 멜라니아와의 사이에서 각각 태어났다. 막내는 트럼프와 무려 60살 차이다.

사위와 손주 등을 합쳐 전체 가족이 약 20명에 달한다. 사위 두 명 모두 유대계이며, 이방카와 2009년 결혼해 트럼프의 사위가 된 재러드 쿠시너(35)는 현재 정권인수위 팀을 꾸리고 있는 실세 중 실세다.

◇‘가문의 대결’…가족 총출동

클린턴 전 장관은 남편 빌과 딸 첼시가 경선 내내 함께 선거운동을 했고, 트럼프는 부인 멜라니아와 5명의 자녀 그리고 사위들까지 총동원해 선거전을 폈다.

말 그대로 ‘가문의 대결’ 양상이다.

클린턴 전 장관이 남편 빌과 공동 유세를 하면서도 자신이 가지 못하는 지역에 빌을 투입하는 전략을 쓴 반면, 트럼프는 주로 경선결과 발표 또는 TV 인터뷰 등 특별 행사 때 가족을 총동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트럼프의 ‘비밀 병기’인 이방카는 별도 언론 인터뷰를 하는 아버지를 세일즈 하는 등 선거 캠페인의 최첨병에 서 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역시 언론에도 자주 등장했다.

한편, 미국의 족보 전문가 A.J. 제이콥 박사는 지난해 8월 1천300만 개 이상의 가계도를 보유한 마이헤리티지닷컴 계열 족보 전문사이트 지니닷컴의 자료를 추적 분석한 결과 힐러리, 트럼프 두 집안은 잉글랜드 왕 에드워드 3세(1312∼77년)의 넷째 아들이자 랭카스터 왕가(1399∼1461년)의 조상인 ‘존 오브 곤트’로부터 갈라져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존 오브 곤트와 그의 셋째 부인인 캐서린 스윈포드 사이에서 태어난 딸 조앤 보퍼트의 후손이 힐러리 가문이고, 아들 존 보퍼트의 후손이 트럼프 가문이라는 게 제이콥 박사의 분석이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