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동남아서 급속 세력확장…“필리핀 등에 공격거점 구축할 듯”

IS, 동남아서 급속 세력확장…“필리핀 등에 공격거점 구축할 듯”

입력 2016-01-15 10:24
수정 2016-01-15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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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이나 인니에 훈련소 갖춘 위성국가 만들 가능성”

14일 대낮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도심에서 일어난 테러는 아시아가 더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주도하는 테러의 안전지대가 아님을 보여준다.

유럽과 마찬가지로 동남아에서 자생적인 IS 추종 세력이 급속히 세를 넓혀 대형 테러까지 저지르면서 IS가 유럽, 미주를 넘어 아시아까지 전 세계로 공격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현지 경찰이 이번 테러의 주모자로 지목한 인도네시아인 바흐룬 나임은 IS를 추종하는 동남아 무장조직 ‘카티바흐 누산타라’의 지도자급이다.

그는 현재 IS의 심장부 락까에 머물면서 테러에 필요한 자금을 보내는 등 이번 테러를 원격에서 직접 지휘했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그는 7년 전까지만 해도 인도네시아 소도시 솔로에서 조용히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던 인물이었지만, 2011년 불법 무기 소지 혐의로 체포돼 3년간 복역하면서 자바주 지역 극단주의 세력의 주요 인사로 떠올랐다.

1년 전께 시리아로 건너가 IS 최전선에 합류했으며, 작년 11월에는 파리 테러를 찬양하는 블로그 글을 올리면서 “인도네시아인들도 파리 팀의 기획과 조직, 용기를 공부해야 한다”고 쓴 것으로 전해졌다.

티토 카르나비안 자카르타 경찰청장은 기자들에게 “이번 공격을 수행한 이들은 락까의 IS와 연계돼 있다”며 “우리는 이 조직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며 현재 그들을 추적 중”이라고 말했다.

작년 전 세계를 경악시킨 프랑스 파리 테러를 저지른 범인들 역시 벨기에 등 유럽 국적을 가진 IS 극단주의자들로, 시리아나 이라크에 다녀온 ‘귀국 지하디스트’들이었다.

이에 따라 IS는 파리·샌버너디노 등 유럽과 미주에서 이미 공격 능력을 보인 데 이어 이번 자카르타 테러로 동남아로까지 테러 공격망을 넓혔음을 입증했다.

로이터통신은 IS가 동남아에서 가장 인기있는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를 ‘칼리프 국가’의 아시아 상륙 거점으로 삼고자 하고 있다고 관측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이번 사건으로 IS가 동남아의 문전까지 들이닥쳤다고 풀이했다.

또한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테러를 IS가 인도네시아를 전 세계 테러 작전망 안으로 끌어들이는 분명한 세계적 전략의 징후라고 해석했다.

컨설팅업체 베리스크메이플크로프트의 휴고 브레너 분석가는 “작년 11월 파리, 이번 주 이스탄불, 오늘 자카르타 등 최근 공격은 IS가 전 세계 도시에서 치명적인 공격을 일으킬 능력이 늘어나고 있다는 추가 증거”라고 말했다.

특히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지역에서 그동안 극단주의 무장세력이 활개를 쳤다는 점에서 IS가 동남아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공격할 전진기지를 마련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 세계 각지에서 자생한 무장조직들이 IS에 충성을 맹세하는 방식으로 IS가 프랜차이즈(가맹점) 늘리듯이 세력을 확장하는 상황인데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에 IS가 이미 발을 들여놓았다는 징후가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IS에 가입한 인도네시아인은 400명, 말레이시아인은 수십 명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이달 초에는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국가에 있는 무장단체 4개가 필리핀 내 무슬림 자치지역인 바실란의 훈련장에 모여 IS 아래에서 통합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번에 테러가 발생한 인도네시아만 하더라도 2002년 발리 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 연계 단체 제마이슬라미야(JI)를 비롯해 친 IS 단체인 안샤루트 다울라흐 이슬라미야, 동인도네시아 무자헤딘 등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들이 활동 중이다.

외교·안보 매체 더 디플로매트는 싱가포르 난양기술대의 테러 전문가 로한 쿠나라트나의 최근 언론 기고문을 인용해 IS가 올해 아시아에서 최소 1곳 이상을 거점 지역 또는 ‘위성’ 지역으로 선포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쿠나라트나는 필리핀 술라군도와 인도네시아가 가장 위험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IS가 이런 지역에 바실란처럼 훈련장을 만들고 폭약 전문가, 군사 교관 등을 파견해 조직원을 양성한다면 심각한 문제가 된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아시아 국가에서 조직원들을 모집해 시리아보다 접근하기 훨씬 쉬운 동남아 지역에 있는 훈련장에서 훈련시키고 나서 자국에 돌려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고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작년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는 IS가 동남아에 ‘기지’를 건설할 수 있다면서 시리아, 이라크에서처럼 한 지역을 물리적으로 장악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조지 브랜디스 호주 법무장관도 불과 한달 전에 IS가 인도네시아에 근거지를 세워 중동에서 멀리 떨어진 동남아를 중심으로 ‘원거리 칼리프 국가’를 세우려 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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