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등 대서양 중부 역대 최고 기온 경신 전망
올해 미국 동부에서는 화이트 크리스마스(흰눈이 쌓인 성탄일)는커녕 초여름 날씨 속에 크리스마스를 맞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지구촌을 강타한 역대급 엘니뇨 탓에 올해 미국 동부 주요 도시의 성탄일 전날 수은주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23일(현지시간) 미국 기상청과 민간 기상예보업체인 애큐웨더에 따르면 오는 24일 워싱턴DC·리치몬드 22.2도, 뉴욕·필라델피아 20.5도, 보스턴 16.1, 포틀랜드 13.3도 등 대서양과 인접한 북동부 도시들이 20도 안팎의 최고 기온을 기록할 것으로 예보됐다.
톰 키네스 애큐웨더 수석 기상학자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대서양과 접한 중부 지역과 뉴잉글랜드 지역은 7월 넷째 주처럼 더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큐웨더의 장기 예보 담당 기상학자인 폴 파스테록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역대 최고 기온이 아침에 깨질 수 있으며, 오후 들어 월간 최고 기록이 경신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동부 주요 도시의 역대 최고 기온은 포틀랜드 11.7도(1957년), 보스턴 16.1도(1996년), 뉴욕 17.2도(1996년), 필라델피아 17.8도(2014년), 워싱턴DC 20.6도(1933년) 등이다.
이번 주 미국 동부 지역의 이상 더위는 북쪽으로 팽창하는 제트 기류 때문으로 분석됐다.
애큐웨더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북동부 메인주부터 대서양 중부 사이의 기온이 10∼21.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동부 남부 지역은 28도 안팎에 달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는 통상 크리스마스 전후에 기록된 영하 9.4∼1.7도의 기온분포에 비해 훨씬 높은 것이다.
올해 크리스마스 때 미국에서 흰 눈을 볼 수 있는 곳은 로키 산맥이 관통하는 콜로라도, 와이오밍, 몬태나, 아이다호, 유타와 5대호 근처인 미네소타와 위스콘신 등 일부 지역으로 한정될 전망이다.
때아닌 이상 기온으로 크리스마스 특수를 기대하던 유통업체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미스터 럼버잭의 한 직원은 “따뜻한 날씨가 영향을 미쳤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성탄 트리 매출이 꽤 줄었다”고 말했다.
헬스 키친의 캐리 후퍼도 “확실히 올해에는 크리스마스 쇼핑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아이스크림 업계는 겨울인데도 예년보다 증가한 매출을 반기고 있다.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에 있는 벤 앤 제리의 대리점주인 제임스 힐리는 “날씨가 미쳤다”면서 작년 12월에 견줘 매출이 26% 늘었다고 귀띔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