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기후협정> 타결 발표에 ‘환호’ ‘셀피’…끝내 눈물까지

<파리 기후협정> 타결 발표에 ‘환호’ ‘셀피’…끝내 눈물까지

입력 2015-12-13 16:12
수정 2015-12-13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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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장서 수천명 “자녀와 손자녀, 후세를 위한 역사적 쾌거” 갈채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기후변화 협정이 12일 타결된 순간 파리 회의에 온 각국의 장관과 환경 운동가 등 약 2천명의 참석자들은 함성으로 환호하고, 축하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유엔 기후변화협약의 195개 당사국 대표들은 13일간 협상을 벌인 끝에 이날 파리 인근 르부르제 전시장에서 2020년 이후 새로운 기후변화 체제 수립을 위한 합의문을 채택했다.

총회 의장인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무장관이 “파리 기후협정이 채택됐다”고 선언하며 의사봉을 두드리는 순간 거대한 동굴처럼 생긴 총회장에 있던 참석자 수천명은 발을 구르며 박수를 쳤다.

이들의 환호는 지구 온난화로부터 인류를 구하려는 원정대의 출발을 축하하는 것이라고 AFP 통신은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총회장을 3분여간 흔들던 환호가 잠잠해지자 파비위스 장관은 녹색 잎 모양의 의사봉을 두드리며 “이 의사봉이 작을지 모르나 큰 임무를 해낼 것”이라고 말해 다시 한번 환호를 이끌어냈다.

만면에 웃음을 지은 참석자들은 모두가 서로 어깨를 두드리거나, 얼싸안았고, 악수를 나눴다. 일부는 감격에 겨워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공동 수상한 미국의 앨 고어 전 부통령은 사진 촬영에 응하면서 함께 셀카를 찍으려는 이들을 위해 포즈를 취했다.

협정 타결 발표가 예정보다 두 시간 늦어지자 협정이 불발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발표가 지연된 것은 선진국들이 온실가스 감축에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는 문구에 들어간 조동사 ‘shall’을 조금 덜 강제적인 ‘should’로 바꾸느라 시간이 걸렸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 협정을 이행하기 위한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선진국들은 오는 2020년부터 매년 1천억 달러(약 110조원)를 조성, 개발도상국을 지원한다는 구속력 있는 내용이 미국의 반대했지만 협정에 포함됐다.

협정에서 당사국들은 새 기후변화 체제의 장기 목표로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섭씨 2도보다 ‘훨씬 작게’ 제한하며, 섭씨 1.5도까지 제한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합의했다.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의 쿠미 나이두 사무총장은 파리 협정에서 애초 목표보다 0.5도 더 낮춘 섭씨 1.5도로 정함으로써 화석 연료 산업은 종말을 맞을 것이라면서 “이번 협정은 석탄 회사들의 이사회와 석유 수출 왕국을 깜짝 놀라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의 프라카쉬 자바데카르 환경장관은 ‘우리가 보지 못할 미래 세상을 보살펴야 한다’는 간디의 명언을 인용, “파리 협정으로 간디의 희망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구 1만명의 태평양 섬나라로 상승하는 해수면으로 물에 잠길 위기에 처한 투발루의 이안 프라이 협상대표는 “우리가 투발루를 구해냄으로써 지구를 구했다”고 평가했다.

세계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의 환경운동가인 니콜라스 스턴은 “우리뿐만 아니라 우리의 아들 딸과 손자 손녀, 그 이후 세대에게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중국의 시에전후아 수석 협상대표는 이번 파리 협정이 “완벽하지 않다”고 평가하면서도 “이 협정은 우리의 역사적 발전을 막지 못할 것이지만 우리 세대와 우리 모두에게 엄청난 일”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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