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기후협정> 반기문, 주요국 막후 중재 결실…재임중 협정타결 ‘업적’

<파리 기후협정> 반기문, 주요국 막후 중재 결실…재임중 협정타결 ‘업적’

입력 2015-12-13 14:34
수정 2015-12-1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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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등 핵심 당사국 지속적 설득·견인남은 임기 중 최대 업적 ‘평양방문’에 공들일 듯

프랑스 파리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12일(현지시간) 역사적인 ‘파리 기후협정’이 최종 타결되자 유엔 주변에서는 반 총장의 지속적인 중재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봤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파리 기후협정은 선진국에만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부과됐던 1997년 ‘교토 의정서’와 달리 195개 당사국 모두가 지켜야 하는 구속력 있는 국제사회의 첫 합의다.

교토 의정서 채택 이후 18년만 결실을 본 파리 기후협정이 때마침 임기 종료를 불과 1년 남긴 반 총장의 재임 때 성사됐다는 점에서 반 총장에게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업적’이다.

하지만, 파리 기후협정 타결 직후 곧바로 ‘반기문의 지속적인 노력의 결실’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이번 협정 타결에 앞서 오랜 기간 반 총장이 막후에서 숨은 노력을 해왔기 때문이다. 단순한 ‘총장 임기 중 타결’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해 공을 들여왔던 반 총장은 올해 들어선 파리 기후변화 협정 타결을 염두에 두고 각국 지도자들과의 잇단 만남을 시도, 협정 타결을 위한 사전 분위기 조성에 공을 들여왔다.

우선 반 총장은 지난 8월 초 전격으로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열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국제적 노력의 필요하며, 미국이 주도적 역할을 해달라고 압박했다.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이자 2번째 탄소 배출국인 미국의 협력 없이는 파리 기후협정이 타결되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한 선제적 노력이다.

당시 반 총장은 오바마 행정부가 마련한 ‘청정전력계획’을 높이 평가하면서 “이번 계획은 미국이 기후변화에 관한 한 다른 나라의 리더가 됨으로써 세계를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미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반 총장의 이러한 노력은 지난 9월부터 시작된 70차 유엔총회를 계기로 더욱 강도가 높아졌다.

당시 반 총장은 총회에 앞서 열린 유엔 ‘개발정상회의’ 등을 통해 유엔이 70차 총회에서 채택할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의 중요성을 각국 지도자들에게 역설했다.

2001년 채택돼 15년간 지속해온 새천년개발목표(MDGs)를 대체할 지속가능 개발목표에는 이름에서도 나타나듯이 전 세계의 기후변화 대응 문제가 중요 과제로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70차 유엔총회에서 지속가능 개발목표가 채택된 직후 반 총장이 “가난을 끝내는 첫 세대, 지구온난화를 막는 마지막 세대가 되자”고 강조한 것도 반 총장이 기후변화 문제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파리 기후변화 협정을 타결시키기 위한 반 총장의 막후 외교적 노력은 파리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가 시작되는 즈음까지 흐트러지지 않고 이어졌다.

지난 8월 오바마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을 통해 미국의 협력을 끌어낸 반 총장은 탄소배출국 1위인 중국의 협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판단, 중국이 적극적 자세로 협상에 임하도록 강한 압박을 가했다.

반 총장은 당사국총회 직전 중국 신화통신과의 인터뷰를 자청해 파리 기후변화 협상이 구속력을 갖춘 협약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중국이 건설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을 해왔다고 치켜세우면서도 향후 이를 이행하는 과정에서도 중국이 그런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며 중국을 견인해나갔다.

반 총장의 이런 외교적 노력을 놓고 유엔의 한 소식통은 “반 총장이 특정국가의 수반이 아니어서 명목상 기후변화 협상 당사자는 아니지만 반 총장이 1년 가까이 협상 당사자들을 대상으로 외교적 중재노력을 해온 것이 이번 협정 타결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점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고 평했다.

이 소식통은 “이런 점에서 이번 파리 기후협정 타결은 세계 최대 국제기구인 유엔을 이끄는 반 총장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업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소식통은 반 총장이 파리 기후변화협약당사국 총회 시작 직전 “온실가스를 줄이겠다는 세계 각국의 약속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저감 목표의 이행상황을 점검하는 첫 회의를 오는 2020년 전에 열어야 한다”고 제안한 것도 반 총장이 이번 협상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파리 기후협정이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성과가 있어야 ‘진정한 업적으로서의 빛을 발할 수 있다’는 반 총장의 ‘의욕’이 고스란히 담긴 제안이라는 얘기다.

이와 함께 유엔의 다른 소식통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임기가 불과 1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제 반 총장은 본인의 10년 임기 중 마지막이자 최대 업적이 될 수도 있는 ‘북한 방문’에 엄청난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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