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쿠바, 국교정상화 선언 6개월 만에 수교 합의

미국-쿠바, 국교정상화 선언 6개월 만에 수교 합의

입력 2015-07-01 10:34
수정 2015-07-0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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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쿠바가 대사관 재개설을 통한 외교 관계 복원에 합의하기까지는 불과 반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무려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적대관계를 이어왔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양국의 국교 정상화 절차는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로 진행된 것이다.

미국은 1961년 쿠바와 외교 관계를 단절하고 50여년간 적대관계를 지속해왔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정권이 들어선 이후 냉전의 산물인 쿠바 봉쇄정책이 더 이상 경제적, 외교적으로 실리가 없다는 판단 하에 봉쇄 완화 정책을 추진해왔다.

오바마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지난 2013년 12월10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 추모식에 나란히 참석해 악수를 나눈 것은 양국의 관계 회복 실마리를 알리는 역사적 장면으로 평가받았다.

외교 관계 단절 이후 양국 정상이 만나 악수를 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카스트로 의장이 오바마와 악수하며 영어로 “오바마 대통령, 난 카스트로요”라고 말하는 장면은 전 세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양국이 수교 복원의 본격적인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은 지난해 12월17일 쿠바 당국이 간첩 혐의로 수감하고 있던 미국인 앨런 그로스를 5년 만에 전격적으로 석방한 조치였다.

그로스는 미국 국무부 산하 대외원조기관인 국제개발처(USAID)의 하도급업체 직원이다.

그는 2009년 12월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현지 유대인 단체에 인터넷 장비를 설치하려다 간첩 혐의로 체포돼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그로스 석방은 1년여에 걸친 양측의 치열한 막후 협상에 따른 결과로, 단지 일개 미국 시민의 신상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양국의 정치, 외교 관계의 중대한 변화를 의미하는 ‘사건’이었다.

실제 그로스 석방에 대한 발표가 있고 나서 몇시간 뒤 오바마 대통령과 카스트로 의장은 각각 특별 성명을 통해 양국이 국교 정상화에 합의했다는 사실을 전격 발표하기에 이른다.

1961년 외교 관계 단절 이후 무려 53년 만에 이뤄진 조치였다.

이 국교 정상화 선언을 계기로 양국의 외교 관계 복원을 위한 절차는 급물살을 타고 진행됐다.

미국 재무부와 상무부는 올해 1월15일 쿠바와의 무역 및 금융거래 제한 조치를 대폭 완화하고 여행도 자유화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이후 쿠바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추진, 5월29일자로 33년 만에 쿠바를 테러 지원국 명단에서 공식 해제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4월11일 파나마 수도 파나마시티에서 열린 미주기구(OAS) 정상회의에서 카스트로 의장을 재회, 상호 협력 입장을 재확인했다.

앞서 만델라 전 대통령 추모식에서 스치듯 만나 악수만 하고 헤어졌던 두 정상이 미주기구 정상회의에선 따로 자리를 마련해 대화의 시간을 가지는 역사적 장면을 또 한번 연출한 것이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카스트로 의장에게 “명백히 역사적 만남”이라며 “새로운 일을 해나가야 한다는 것이 나의 신념이다. 구시대의 한 장(章)을 넘겨야 한다”며 쿠바와의 국교 정상화 의지를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대사관 재개설은 공식적인 양국의 외교 관계 복원을 의미하는 핵심 절차로서 양국은 지난 5월 21일부터 대사관 재개설을 위한 실무 협상에 돌입, 한 달 반 만에 협상을 마무리했다.

미국에서는 로베르타 제이컵슨 국무부 서반구 담당 차관보, 쿠바에서는 호세피나 비달 외교부 미국 담당 국장이 각각 협상단을 대표해 실무 절차를 진행했다.

대사관 재개설 시점, 양국 대사 임명 등 구체적 내용은 1일(현지시간) 오바마 대통령이 양국의 대사관 재개설 협상 타결 사실을 공식 발표한 이후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또 대사관 개설 이후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아바나 방문, 카스트로 의장의 워싱턴 방문 등 양국 정상이 상대국을 공식 방문하는 또 하나의 역사적 사건이 언제쯤 성사될지에도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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