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연방정부·종교 지도자 총출동, 시민 1만명과 함께
독일 연방정부와 종교 지도자, 그리고 시민 1만명은 13일(현지시간) 저녁 수도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앞에 모여 프랑스 파리 테러를 규탄하고 증오 없는 포용과 관용의 사회를 만들자고 호소했다.요아힘 가우크 대통령은 이날 독일 이슬람중앙위원회와 터키공동체가 반(反)테러와 연대 의지를 내세워 공동 주최한 집회 연설에서 “우리가 모두 독일이다”라고 선언하고 독일 사회의 통합을 주문했다.
동독 민주화를 이끈 목사 출신인 가우크 대통령은 “우리는 다른 정치적, 문화적, 종교적 배경을 가진 민주주의자들이자 서로가 필요하고 서로를 존중하며 모두 함께 통합과 정의, 자유의 삶을 살고자 하는 이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가우크 대통령은 “이슬람인의 압도적 다수는 열린 독일 사회의 한 부분”이라고 전제하고 “독일은 이민의 수혜를 받고 있다”면서 “우리는 모든 종류의 악마화와 배척에 맞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테러리스트들은 우리를 분열시키기를 원하지만, 우리는 반대로 단결했다”면서 “극단주의자들이 독일 사회를 분열시킬 수 없게끔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대한 우리의 해답은 민주주의이자 법의 존중이며, 타인을 배려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내는 것”이라고도 했다.
아이만 마즈예크 이슬람중앙위원회 대표는 “우리의 믿음이 잘못 이용되는 것을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증오심만을 부추기려는 극단주의자들이 우리 사회를 찢어놓지 못하게끔 하겠다”고 가세했다.
마즈예크 대표는 파리 테러 희생자를 추모하는 의미로 불어로 “내가 샤를리다”라고 연대 의지를 밝히고 “테러리스트들은 결국 패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기독교와 유대교 대표들도 각기 연설에 나서 반테러 의지를 다지고 서로를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자고 다짐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집회 참석에 앞서 기자들에게 외국인 혐오와 인종주의, 극단주의는 독일에서 설 땅이 없다고 최근 밝혀온 입장을 거듭 확인하고 독일 사회의 다문화 포용을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종교계 대표들의 연설을 마치고 파리 테러 희생자들을 기리고 연대 의지를 표하는 차원에서 1분 동안 묵념했다.
시민들은 “공존하라”, “관용에 긍정한다”, “증오와 폭력에 반대한다”, “나는 이슬람인이다. 나는 기독교인이다. 나는 유대교인이다. 나는 샤를리다”와 같은 다양한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집회에 함께했다.
이날 행사에는 메르켈 총리와 가우크 대통령 외에 지그마르 가브리엘 부총리 겸 경제장관, 토마스 데메지에르 내무장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국방장관 등 정부 주요 인사들이 자리했다.
이번 집회는 메르켈 총리실 공식 일정에는 “세계와 관용의 독일, 그리고 표현·종교의 자유를 위한” 것으로 묘사됐고, 일부 독일 TV 보도에선 ‘자유와 관용을 위한’ 것으로도 표현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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