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홍콩 시위는 색깔혁명”…체제 도전 규정(종합)

중국 “홍콩 시위는 색깔혁명”…체제 도전 규정(종합)

입력 2014-10-04 00:00
수정 2014-10-04 13:5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공산당 대변 인민일보 “법치 없는 민주는 재난과 변란 야기”

홍콩에서 ‘진정한 보통선거’를 요구하는 민주화 시위가 일주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가 이번 시위를 ‘색깔혁명’으로 규정했다.

인민일보는 4일 1면에 게재한 ‘홍콩의 법치를 단호히 견지한다’는 글에서 “(시위를 주도한) 극소수는 홍콩을 통해 내지(중국본토)에서 ‘색깔혁명’(정권교체 혁명)을 이루려 생각하는데 이는 백일몽일 뿐”이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중국의 일부 관변학자들이 이번 시위가 ‘색깔혁명’ 성격을 띠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지만, 공산당 지도부 입장을 대변하는 인민일보가 이같은 표현을 사용한 것은 처음이다.

이는 중국당국이 이번 시위의 본질을 공산당 지도체제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반영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인민일보는 또 ‘센트럴 점령’ 시위는 불법수단으로 홍콩 기본법에 반하는 정치적 요구를 제시하고 있다며 “민주와 법치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법치를 논하지 않는 민주는 오직 재난과 변란을 몰고 올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시위 주동자들이 아무리 이번 시위를 ‘공민(민중)혁명’, ‘평화’, ‘비폭력’으로 미화해도 그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며 불법시위는 필연적으로 법치유린, 사회질서 혼란, 중대한 경제적 손실을 낳고 심지어 인명사상이라는 엄중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홍콩당국이 시위대에 최루탄을 사용한 것에 대해서도 “시위대는 경고를 듣지 않고, 폴리스라인을 충격하고, 심지어 우산으로 경찰을 찔렀다. 이들을 제지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경찰이 부득이하게 최루탄을 사용한 것”이라며 “이는 필요한 것이었고, 합리적이며 적절한 것으로 비난할 바가 못된다”고 옹호했다.

신경보(新京報), 경화시보(京華時報) 등 중국의 유력 언론들은 일제히 인민일보의 이 기사를 사설면에 전재했다.

중국중앙(CC)TV, 인민일보 인터넷판인 인민망(人民網) 등은 이날 “’센트럴 점령’ 시위로 홍콩 내 공공교통의 50%가 마비됐다”는 소식과 한 홍콩 노동자가 시위를 중단할 것을 호소하며 시위 주도자들을 비난하는 장면을 주요뉴스로 보도했다.

시위대가 정부 청사를 포위하면서 정부가 청사를 하루동안 폐쇄했고 몽콕(旺角) 등에서 시위대와 시위 반대세력 간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해 여러 명이 부상했다는 소식도 상세히 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관영매체가 마련한 대담에 출연해 시위참가자를 ‘홍콩인구의 2%’ 수준으로 추산한 뒤 “극소수의 급진적 반대파 인사들과 그 영향을 받은 소수의 젊은 학생들이 홍콩의 주류 민의를 대변할 수 없다”며 “이들의 목적은 기본법과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에 대한 반대”라고 주장했다.

중국언론 등의 이같은 움직임은 결국 시위대의 초반 기세가 어느 정도 꺾였다고 판단한 중국당국이 시위대에 대한 비난 여론을 확산하기 위해 시위대의 불법성과 폭력성을 부각하는 행보를 더욱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