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 아픔이 에볼라 존재 부정하게 만들어”

“식민 아픔이 에볼라 존재 부정하게 만들어”

입력 2014-09-02 00:00
수정 2014-09-02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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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네갈 학자 주장…”침략문화 탓 서구 치료법 수용 주저”

에볼라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는 서아프리카에서 일부 주민들이 에볼라의 존재를 부정하고 있는 것은 식민 시대의 기억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체이크 이브라히마 니앙 세네갈대 인류학 교수는 2일(현지시간) “아프리카인들이 서구의 치료법을 받아들이기 주저하는 것은 약의 효능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땅에 와서 이래라 저래라하는 침략 문화를 불신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니앙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 대응팀의 일원으로 에볼라가 창궐한 라이베리아에서 7월 한 달간 머물렀다.

서아프리카에서는 에볼라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음에도 일부에서 에볼라의 존재를 부인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서방이 에볼라를 만들었다는 헛소문까지 나돌아 의료진의 대응을 어렵게 하고 있다.

라이베리아에서는 최근 곤봉 등으로 무장한 괴한들이 “에볼라는 없다”고 외치면서 에볼라 격리센터에 난입, 17명의 환자가 탈출한 일도 있었다.

니앙 교수는 “에볼라가 없다는 주장은 무엇인가에 대한 저항”이라며 “주민들이 필요한 정보를 다 얻지 못한다거나 동의하지도 않은 예방조치와 치료가 행해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면서 현지 주민들의 인식을 고려한 대응을 주문했다.

그는 또 에볼라 확산을 막기 위해 국경을 통제한 것도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니앙 교수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밤에 숲길 등을 통해 국경을 넘겠느냐”면서 “국경도 식민시대의 유산으로, 인위적으로 그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염병은 확산될만한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역사적 이유가 있을 때 창궐한다”면서 의학적 대응과 더불어 사회적 대응책을 찾기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한편 WHO의 최근 집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서아프리카에서 3천명 이상이 에볼라에 감염돼 1천552명이 사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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