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은 ‘하이브리드 전쟁’”< FT>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은 ‘하이브리드 전쟁’”< FT>

입력 2014-08-29 00:00
수정 2014-08-2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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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보 등 비군사적 방법 대거 동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하이브리드 전쟁’(Hybrid War)을 수행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남부에서 러시아의 군사개입이 점점 노골화되는 가운데,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과거와는 다른 형태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하이브리드 전쟁에서 군사력은 일부일 뿐이며, 사이버전과 정보전 등 비군사적인 방법들이 대거 동원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동부 루간스크주·도네츠크주 등을 직접적으로 침공하는 대신 친러 반군에 장비와 인력 등을 지원하는 등의 은밀한 방식을 택했다.

이런 방식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군사 억지력이 얼마나 취약한 지를 명확하게 보여줬다.

나토는 겉으론 1천 명 이상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활동하고 있는 점을 문제삼고 있지만, 속으론 러시아의 정보전과 경제 보복을 더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군사적으로는 최근에 개입했지만 비군사적으로는 오래전부터 개입해 왔다고 서방 정보기관들은 확신하고 있다.

일례로 러시아가 개발한 컴퓨터 악성코드 ‘스네이크’가 2010년부터 우크라이나 정부 시스템에 침투해 정보를 수집해 왔고, 적어도 2008년부터는 천연가스를 우크라이나 정부를 길들이는 수단으로 사용해 왔다.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러시아의 언론통제도 하이브리드 전쟁을 수행하는 비군사적 방법의 하나다.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전쟁은 유럽에도 적용될 수 있다.

러시아는 이미 서방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농산물과 식품 수입 금지 조치를 내려 러시아 수출량이 많은 동유럽 국가들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에는 러시아 정부와 연계된 악성 소프트웨어 ‘에너제틱 베어’(Energetic Bear)가 유럽 각국의 에너지 시스템을 감염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에너제틱 베어는 에너지 시스템을 아예 망가뜨릴 수 있는 것으로 전해져 유럽 에너지망에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로빈 니블렛은 “러시아처럼 일사불란하게 경제· 정치·문화·사회적 방법을 총동원할 수 있는 국가에 대해 우리(서방)는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면서 “새로운 형태의 억지력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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