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감염 美환자 ‘완치’ 의료계 관심집중

에볼라 감염 美환자 ‘완치’ 의료계 관심집중

입력 2014-08-22 00:00
수정 2014-08-2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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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 감염·재발 우려 없어”…완치 ‘이유’는 불확실

서아프리카 라이베리아에서 의료활동을 하다 에볼라에 감염된 미국인 두 명이 완치 판정을 받고 살아나면서 치사율이 최고 90%에 달한다는 이 병의 치료법에 다시금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볼라 감염 후 본국으로 이송돼 애틀랜타의 에모리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온 의사 켄트 브랜틀리(33)와 간호사 낸시 라이트볼(60)은 3주간의 치료를 끝내고 각각 21일(현지시간)과 19일 퇴원했다.

특히 브랜틀리 박사는 퇴원 기념 기자회견에서 “기적 같은 날”이라며 감격해 한 뒤 병원 의료진과 일일이 포옹하고 악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자신이 더 이상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우려가 없다는 점을 직접 몸으로 증명한 것이다. 에볼라는 보통 환자의 체액이나 신체 등을 집적 접촉했을 때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AP통신은 “의료진이 온몸에 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고 브랜틀리 박사와 접촉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고 전했다.

ABC뉴스의 의료담당 에디터인 리처드 베서 박사도 “브랜틀리 박사와 의료진의 포옹 장면은 ‘감염 우려가 없다’는 것을 말보다 훨씬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성명에서 혈액검사 결과 두 사람 모두 에볼라 음성 판정을 받았다면서 이들의 퇴원이 대중에게 전혀 위험을 끼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이들이 에볼라를 이겨냄과 동시에 면역력이 생겼기 때문에 앞으로 이들에게서 에볼라가 재발할 가능성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궁금한 것은 이들이 어떻게 에볼라를 이겨냈는지다.

물론 에볼라에 걸렸다고 해서 모두 죽는 것은 아니다. 서아프리카 지역의 사례들을 보면 에볼라의 치사율은 지역에 따라 30%에서 최고 90%까지로 나타났으며 에볼라에 걸렸다가 완치된 사례들도 이미 있다.

브랜틀리 박사와 라이트볼이 서아프리카 지역 감염자들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이들이 개발단계였던 에볼라 치료제 ‘지맵’(Zmapp)을 실험적으로 투여받았다는 사실이다.

브랜틀리 박사는 지맵 외에 본국으로 이송되기 직전 아프리카에서 과거 에볼라에 걸렸다가 살아난 14세 소년의 혈장을 주입받기도 했다.

하지만 에모리대 의료진은 미국인 환자들이 살아난 이유가 지맵 덕분인지, 14세 소년의 혈액 덕분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때문인지 지금 단계에서는 전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에 감염된 스페인 신부 미겔 파하레스(75)는 이들 미국인 환자와 같이 지맵을 투여받았음에도 결국 지난 12일 사망했다.

세계 최고 수준인 미국 에모리대의 의료시설이 한몫했을 수도 있다. 에모리대는 방역 담당 부처인 미국 보건부 산하 질병통제예방센터 본부가 있는 곳이다.

AP통신은 “5명의 감염분야 전문가와 21명의 간호사가 매달린 에모리대와 살균소독 같은 기본도 잘 안 지켜지는 서아프리카 지역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이들이 투여받은 지맵은 아직 임상시험조차 거치지 않은 약이었기 때문에 아직 입증된 치료법은 없는 상태다.

따라서 의료진은 병을 ‘치료’하는 게 아니라 출혈이나 구토, 심한 설사 등의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도록 환자들의 체력을 회복시키는 데 중점을 둬왔다.

에모리대 의료진은 이러한 경험을 의료저널로 발간해 에볼라 환자 관리법을 공유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대학 랭콘 메디컬 센터의 아마르 사프다르 박사는 CBS뉴스에 “항체가 백신 개발에 핵심 정보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에볼라를 이겨낸 사람들의 혈액 역시 중요한 연구 대상”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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