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카고대 교수진 “공자학원 퇴출하라” 청원

美 시카고대 교수진 “공자학원 퇴출하라” 청원

입력 2014-05-06 00:00
수정 2014-05-06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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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카고대학 교수진이 중국 정부의 기금으로 운영되는 중국어·중국문화 교육기관인 ‘공자학원’의 퇴출을 요구하고 나섰다.

5일(현지시간) 시카고대학 학생신문 ‘더 시카고 머룬’(The Chicago Maroon)에 따르면 시카고대학 교수 108명은 “공자학원이 중국 정부의 선전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학문적 자유를 짓밟고 있다”며 폐쇄 청원 서명을 모아 교수평의회에 제출했다.

시카고대학은 지난 2009년 9월 중국 교육부 산하 ‘한판’과 계약을 맺고 지난 2010년 6월 공자학원 문을 열었으며 5년 계약 갱신을 앞두고 있다.

청원에 서명한 교수들은 시카고대학이 캠퍼스 내에 공자학원을 받아들임으로써 기존의 학문적 가치에 반하는 정치적·계몽적 프로젝트에 휘말리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교내 학문적 문제를 관장하는 교수평의회가 당시 공자학원 수용 결정 과정에 참여하지 못했다며 이번 기회에 권한을 발휘, 계약 해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역사·종교학과 브루스 링컨 교수는 “공자학원은 중국 정부의 지원금과 감독을 받는다. 때문에 표현과 신념의 자유를 제한하는 중국 정부의 통치 방식이 프로그램의 학문적 영역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면서 “중국 정부가 직접 고용한 공자학원 교수진은 정치적으로 금기시되는 문제들 즉 대만, 톈안먼(天安門) 사태,, 민주화 운동, 티베트 문제 등을 외면하도록 훈련됐다”고 말했다.

또 역사학과 브루스 커밍스 교수는 중국 정부가 최근 정치적 관점을 이유로 베이징대학을 비롯한 여러 대학의 유망한 교수들을 해고한 사실을 상기하면서 “대학이 다른 정권으로부터 오는 돈을 받아서는 안된다. 교수들을 감옥에 집어넣는 일이다. 학문적 자유를 확립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중국어 수요 증가에 부응하고 중국문화 콘텐츠를 보급한다는 명목으로 지난 2004년부터 전 세계 대학과 중·고등학교에 공자학원을 설립하고 운영기금을 지원해왔다.

시카고 트리뷴은 “중국 정부가 기금을 지원하는 공자학원이 전 세계 대학과 중고등학교 400여 곳에 설치돼 있다”며 “중국 정부는 이를 통해 획일적이고 폐쇄적인 사회 이미지를 개선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시카고에는 시카고대학 이외에 월터 페이튼 대입준비고에 공자학원이 설치돼 있다. 후진타오 전(前)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011년 시카고 방문 길에 이곳에 들러 학생들과 시간을 보냈다.

트리뷴은 “자국 언어 교육기관에 자금지원을 하는 나라가 중국만은 아니다. 프랑스 정부는 ‘알리앙스 프랑스’, 독일 정부는 ‘괴테 인스티튜트’ 운영 자금을 지원한다”며 “하지만 알리앙스 프랑스와 괴테 인스티튜트가 독립기관인 반면 공자학원은 대학과 중고등학교 내에 설치된다”고 설명했다.

시카고대학 공자학원 디렉터 달리 양 교수는 청원 서명 운동을 벌이는 교수들의 우려가 지나친 것이라며 정치적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류학과 마셜 샬린스 교수는 “반(反)공산주의 정서 때문에 공자학원을 반대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우리의 목적은 학문적 숭고함, 학문적 자유 등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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