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식법안에 포함된 ‘위안부 사과’…허찔린 일본

美 정식법안에 포함된 ‘위안부 사과’…허찔린 일본

입력 2014-01-16 00:00
수정 2014-01-16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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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문제 좌시안돼” 의회내 시각 투영…정부에 심리적 압박 아베 친동생, 야스쿠니 외교전 몰두하다 법안통과 예상못해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워싱턴 외교전’에서 한국이 일본 아베 정권에 ‘회심의 일격’을 가했다.

지난 2007년 미국 하원에서 위안부 결의가 채택된 데 이어 이번에는 행정부로 이송되는 정식 법안에 위안부 문제가 사상 처음으로 포함된 것이다.

비록 법적 구속력이 없는 보고서 형태로 정부 법안에 포함됐지만 그 의미와 파장이 간단치 않다는 게 워싱턴 외교가의 공통된 평가다.

바로 미국 의회가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동원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거듭 확인하고 이를 외면하는 일본 정부에 대해 ‘진정성 있는 조치’를 압박하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특히 최근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이후 의회 내에서 대일 비판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커 보인다.

최근 의회 내에서는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에 이어 지한파 의원모임인 ‘코리아 코커스’ 공동의장인 게리 코널리(민주·버지니아) 하원의원이 나서 “일본은 한국에 저지른 죄(罪)를 인정하라”고 공개 비판을 가하는 상황이다.

일본 측이 고위 정치인들과 관료들을 동원해 ‘미국 달래기’에 총력전을 펴고 있으나 일본의 역사적 책임을 인정하라는 큰 흐름을 거스르기는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인류보편적 가치인 인권문제를 해결코자 하는 미국 의회의 분명한 시각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번에 위안부 문제가 정식법안에 포함되는 데에는 2007년 위안부 결의를 주도한 마이크 혼다(민주·캘리포니아) 의원과 스티브 이스라엘(민주·뉴욕) 의원이 막후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혼다 의원은 이날 법안이 통과된 뒤 홈페이지에 논평을 내고 “2차대전 당시 위안부로서 노예생활을 했던 사람들을 위해 정의를 구현하기 위한 오랜 노력의 일환으로 정식법안 보고서에서 위안부 관련 내용을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이번에 정식법안에 포함된 내용은 법적 강제력은 없지만 행정부의 활동에 미치는 심리적 압박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이 내용은 속칭 ‘디비전 K’로 불리는 통합 세출법안의 7장인 ‘국무부 해외업무 세출법안’ 합동해설서 가운데 아시아·태평양 부분에 수록됐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2007년 7월30일 하원의 위안부 결의안(H. Res. 121) 통과를 주목하고 국무부 장관으로 하여금 일본 정부가 이 결의에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하도록 독려할 것을 촉구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언급된 위안부 결의란 ‘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군의 종군위안부 강제동원과 관련해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존 케리 국무장관이 대일관계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위안부 문제’를 제기하고 일본 측으로부터 공식적 사과조치를 끌어내도록 외교적 노력을 가하라는 의미다.

이에 따라 보다 큰 심리적 압박을 느낄 대상은 일본이다. 미국 의회가 국무장관에게 촉구하는 형식을 통해 사실상 일본 정부에 대해 공식 사과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 정부는 세출법안에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됐는지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그러잖아도 야스쿠니 참배 이후 우리 정부의 외교적 압박과 중국의 ‘인해전술식’ 외교공세로 코너에 몰린 아베 정권으로서는 더욱 곤궁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아베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岸信夫) 일본 외무성 부대신이 지난 13일부터 국무부와 의회 인사들을 만나며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해명하고 있으나 미국 조야의 대체적 반응은 긍정적이지 않다는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

일단 하원의 문턱을 넘김으로써 이 내용이 포함된 정식 법안은 상원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통과된 법안은 대통령의 서명을 받아 행정부로 이송되며 위안부 내용이 포함된 보고서는 국무부의 정책운용 방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조야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일본이 어떤 식으로든 ‘대항 로비전’을 펼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일본 NSC 국가안보국장 내정자는 17일 워싱턴을 찾아 백악관 고위관계자들과 국무·국방장관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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