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서는 ‘나약함 알리는 최악 상황’ 비판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시리아 화학무기 처리에 관한 제네바 합의안을 “환영한다”고 밝혔다.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교외 메릴랜드의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국제통제하에 시리아의 화학무기를 옮기는 것은 물론이고 궁극적으로 폐기하기 위한 목표 실현에 중요하고 구체적인 진전”이라고 평가하면서 “투명하고 신속하며 검증가능한 방법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중요한 진전에도 아직도 할 일은 많다”면서 “외교가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미국은 행동할 준비태세를 유지해나겠다”며 경고의 목소리도 높였다.
미국 여당인 민주당도 합의안이 긍정적 성과라는 반응을 내놨다. 시리아 공습결의안의 초안을 맡았던 게리 코놀리 하원의원(버지니아)은 트위터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대(對)시리아 정책이 효과가 있었다. 큰 승리다”고 강조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시리아 군사개입을 지지한 서방도 이날 합의안을 환영했으며 외교적 해법을 줄곧 강조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적극적 지지 의사를 밝혔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합의 소식 직후 트위터에 “영국은 합의안을 환영한다”며 “이제 합의안을 이행하는 작업이 시급하다”는 글을 올렸다.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도 성명에서 “중요한 진전”이라고 밝혔고 귀도 베스터벨레 독일 외무장관은 “정치적 해법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미 의회 일각에서는 공습 방침을 뒤집고 내놓은 이번 합의안이 이란 등 적대세력이 미국을 무시할 빌미만 줬다는 비판도 나왔다.
시리아 강경응징론을 주장한 공화당 중진인 존 매케인(애리조나)·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공동 성명에서 “특히 핵무장 계속 추진하는 이란에 미국이 나약하다는 귀띔을 해주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졌다”고 강조했다.
두 의원은 또 합의안 덕에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은 충분한 시간을 벌게 됐고 러시아와 시리아가 사태 주도권을 쥐게 됐다고 개탄했다.
상원 외교위의 밥 코커 공화당 간사도 “강력한 외교적 해법을 지지하지만 화학무기 폐기 조처에 시리아가 응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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