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방중 등 양자관계 발전 방안도 의제 올라

한국과 중국의 지도부 교체 이후 양국 외교장관이 처음 대좌해 한반도 위기 타개 방안 등을 논의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24일 오후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만났다.

윤 장관은 회담 모두 발언에서 “한반도, 동북아 문제에 관해 많은 경험을 가진 왕 부장과 앞으로 한중 관계 발전에 있어 새로운 장 열 수 있게 함께 노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도 “이번 중국 방문은 한·중 관계 발전에 관한 박근헤 대통령의 높은 관심을 잘 보여준다”며 “중국은 한·중 관계의 끊임 없는 발전을 위해 각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부단히 심화하고자 한다”고 화답했다.

이날 회담에서 양측은 한·미의 대화 제안으로 중대 변환점을 맞이한 최근의 한반도 정세에 관한 평가를 공유하고 한반도 위기의 출구 전략을 모색했다.

우리 측은 북한이 한반도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는 추가 도발을 자제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있게 중국이 적극적 역할을 해 달라는 당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장관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바탕을 둔 우리 측의 대화 제의 취지를 설명하면서 비핵화를 논의하지 않고 핵 군축 회담만 하겠다는 북한의 입장은 수용할 수 없다는 뜻도 중국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 부장은 한·미의 대화 제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한국, 북한, 미국 등 당사국들이 6자회담의 틀 안에서 다자 또는 양자 대화를 조속히 재개해 한반도의 긴장 국면을 대화 국면으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관측된다.

양국은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함으로써 북한 핵을 결코 용인하지 않겠다는 데 강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아울러 윤 장관과 왕 부장은 양국의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욱 내실화할 필요성에도 견해를 함께 했다.

특히 중국 측은 박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자국에 첫 특사를 보내는 등 한중 관계 발전에 각별한 의지를 피력한 점을 높게 평가하면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박 대통령의 집권 기간 한중 관계의 발전 잠재력이 크다는 기대감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박 대통령이 5월 방미 이후 중국을 찾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양국은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과 관련한 협의도 진행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대통령이 미국 방문 이후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는 것은 아직 원론적 수준의 얘기로 아직은 한중 외교 당국 간에 구체적인 방중 시기를 포함한 세부적인 협의까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 각료와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로 한국과 일본, 일본과 중국 사이의 외교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오찬을 겸한 이날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이와 관련한 대화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윤 장관은 외교장관 회담 직후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예방하고 이어 왕자루이(王家瑞) 당 대외연락부장과도 면담한 뒤 귀국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