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모친 ABC와 인터뷰서 최후 통화내용 공개
미국 보스턴 폭탄테러범 형제 가운데 사망한 형 타메를란 차르나예프(26)가 경찰과 대치 끝에 죽어가며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엄마, 사랑해요”였다.러시아 다게스탄 자치공화국에 머물고 있는 형제의 어머니 주바이다트 차르나예프는 23일(현지시간) 미국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타메를란이 사망하기 직전인 19일 새벽 타메를란의 전화를 받았다며 통화 내용을 소개했다.
주바이다트에 따르면 타메를란은 당시 “경찰이 우리를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어요. 경찰에 쫓기고 있어요”라고 울먹이면서 말했다. 동생인 조하르(19)도 총격전이 벌어지는 현장에 함께 있다고 했으며 겁에 잔뜩 질린 목소리였다.
이어 타메를란은 “엄마, 사랑해요”라는 말을 했고, 그것을 마지막으로 전화가 끊겼다고 주바이다트는 회고했다.
주바이다트는 “나는 두 아들을 잃었고 우리 가족은 진흙탕에 빠졌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조하르가 치료받고 있는 미국으로 건너가고 싶지만 미국 정부가 테러 용의자 형제의 어머니인 자신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라는 말도 했다.
주바이다트는 형제의 부친이자 전 남편인 안조르와 마찬가지로 아들 형제가 누명을 썼다고 주장했다.
그는 “타메를란이 단지 이슬람을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2년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조사를 받았다”며 “내 아들은 어떤 나쁜 짓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주바이다트는 아들 형제가 억울하게 당했다는 주장이지만, 주변에서는 이들이 테러범의 길을 걷게 된 데에는 주바이다트의 잘못이 크다는 증언이 나온다고 현지 언론은 지적했다.
미국에 사는 형제의 숙부 루슬란 차르니는 영국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형제를 이슬람 근본주의로 인도한 장본인이 어머니인 주바이다트라고 주장했다.
가정에서 주도권을 틀어쥔 주바이다트가 아이들에게 선동적 가르침을 주기 위해 강경한 이슬람 성직자를 가정교사로 초빙했고 결국 형제가 이슬람 근본주의에 빠져들게 됐다는 것이다.
차르니는 “형은 오래 전에 발언권을 잃었고 어머니(주바이다트)가 전권을 행사했다”며 “주바이다트는 가족 구성원의 모든 것을 자신과 공유해야 한다면서 형제에게 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사실상의 가장이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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