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시모토와 범우익 연합 추진… ‘무죄 판결’ 오자와 행보 주목
일본에서 차기 중의원(하원) 선거를 앞두고 기존의 민주·자민당과 다른 제3세력이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이시하라 신타로(80) 전 도쿄도 지사와 오자와 이치로(70) 국민생활제일당 대표 간의 주도권 싸움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이시하라 전 지사는 13일 극우 신당인 ‘태양의 당’(이하 태양당)을 출범시켰다. 당명은 소설가인 이시하라의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태양의 계절’에서 따왔다. 태양은 일장기에 형상화된 일본의 상징이다.
태양당은 기존 우익 정당인 ‘일어나라 일본당’이 이름만 바꾼 형태이며, 이 정당에 소속된 국회의원 5명(중의원 2명, 참의원 3명)이 모두 참여했다. 지난 7월 민주당에서 탈당한 나카쓰카 히로사토 중의원 등도 가까운 시기에 합류할 예정이다. 신당 대표직은 이시하라 전 지사와 ‘일어나라 일본당’의 히라누마 다케오 대표가 공동으로 맡는다.
태양당은 강령으로 전쟁과 군대 보유 등을 금지한 기존 헌법을 폐기하고 새 헌법인 ‘자주헌법’ 제정을 내세우는 등 극우 색채를 띠고 있다. 이시하라는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이 이끄는 일본유신회, 기존 보수 정당인 민나노당 등을 끌어들여 범우익정당 연합을 추진하고 있다.
이시하라와 더불어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생활제일당을 이끌고 있는 오자와 이치로 대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오자와 대표는 자신의 정치자금 문제를 둘러싼 정치자금규정법 위반 재판 1, 2심에서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아 정상적인 정치 활동이 가능해졌다. ‘선거의 달인’이라는 점에서 그의 행보에 정치권의 관심이 다시 쏠리고 있다.
국민생활제일당은 소속 의원 수 39명을 비롯해 100명 정도의 후보를 낼 예정이다. 총선에서 사민당과 ‘신당대지’,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 시장이 이끄는 ‘감세일본’ 등과 연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A)을 내세워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을 실시할 경우 민주당을 탈당하는 의원들이 대거 오자와와 손잡을 가능성도 있다. 일본 정치를 좌지우지해 온 이시하라와 오자와에게 차기 총선은 정치생명을 건 마지막 승부인 셈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2012-11-1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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