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 모옌 행보에 비판 목소리도

노벨문학상 수상 모옌 행보에 비판 목소리도

입력 2012-10-12 00:00
수정 2012-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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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옌이 중국의 첫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영광을 안았지만 그의 행보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중국 당국의 검열에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고 동료 작가들이 투옥되거나 입막음 당하는 상황에 대해 침묵하는 태도 때문이다.

본명인 관머우예(管謀業)인 그가 필명을 ‘말이 없다’는 의미의 ‘모옌’으로 지은 것은 자신을 곤경에 처하게 할 수 있는 어떤 것도 언급하지 말 것을 자신에게 환기시키기 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옌의 행보는 그동안 여러 차례 논란이 돼 왔다. 2009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때는 중국의 반체제 인사인 다이칭(戴晴)과 베이링(貝嶺)이 참가했다는 이유로 도서전에서 철수했다. 그는 또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중국작가협회의 부회장이기도 하다.

민주화 운동을 하다 투옥된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에 대해서는 그 일에 대해 잘 모르며 논하고 싶지 않다고 답하며 언급을 피한 적도 있다.

올해는 중국 지식인과 작가 탄압의 계기가 됐던 마오쩌둥(毛澤東)의 ‘옌안(延安) 문예 좌담회 연설’ 기념 출판에 참여해 구설에 올랐다.

모옌은 마오의 옌안 연설 70주년을 맞아 ‘작가 100명이 손으로 쓴 옌안연설 기념집’ 출판에 참여해 옌안 연설 일부를 필사했다.

마오쩌둥의 옌안연설은 작가와 지식인에게 혁명에 이바지하는 작품과 글을 쓸 것을 촉구한 것이다. 이후 혁명에 협력하지 않은 작가들이 정치적으로 탄압을 받거나 처형된 탓에 모옌을 비롯해 기념집 출판에 참여한 작가들은 ‘영혼을 팔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중국독립중문필회(中國獨立中文筆會)의 류디(劉荻)는 수상 발표가 나기 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만약 모옌이 상을 받는다면 웃길 것”이라면서 “그가 상을 받으러 갈지, 그리고 수상 연설에서 자신이 노벨상을 받은 첫 중국인이라고 말할지 보자”고 말했다. 그는 또 “류샤오보에 대해 물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를 옹호하는 목소리도 있다. 데이비드 더웨이 왕(王德威) 하버드대 중국문학 교수는 “검열에 대한 모옌의 결정이 세계적인 작가로서 그의 위상을 손상해서는 안 된다”면서 “모옌은 정직한 작가이며 중국의 강압적인 검열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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