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50여개 도시서 엿새째 대규모 反日 시위

中 50여개 도시서 엿새째 대규모 反日 시위

입력 2012-09-16 00:00
수정 2012-09-1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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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日 대사관에 1만명 몰려 日 총리, 中에 일본인·기업 피해방지 요구

일본의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尖閣> 열도) 국유화 조치에 항의하는 중국 주요 도시의 대규모 반일 시위가 확산일로로 치닫고 있다.

일본 정부가 댜오위다오 국유화 조치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지난 11일 이후 엿새째로 접어든 중국내 반일 시위는 대사관 앞 항의 시위 차원을 벗어나 일본 기업과 음식점을 공격하는 과격한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중국 당국과 언론은 시위 사실을 거의 전하지 않고 있지만 일본 교도통신은 15일 중국 내 57개 도시에서 8만여 명이 참가한 중일 수교 이후 최대 규모의 반일 시위가 열린 데 이어 16일에도 오후 2시 현재 56개 도시에서 반일 시위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北京) 시내 양마차오루(亮馬橋路)에 있는 일본 대사관에는 이날 오전 1만 명에 가까운 시위대가 몰렸다. 시위대는 정문 앞 대로 7차선을 가득 메웠다.

이들은 “댜오위다오는 중국의 신성한 영토” “댜오위다오 국유화 조치를 철회하라” “일제 상품 불매하자”라고 쓴 플래카드와 오성홍기를 들고 중국 국가인 의용군행진곡을 부르며 행진했다.

일부는 훼손한 일본 국기와 일본 총리 사진을 들고 항의했다. 성난 시위대는 플라스틱 물병, 바나나, 토마토, 계란, 골프공 등을 던지면서 정문 돌파를 시도해 무장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무장 경찰은 정문 주변에 바리케이드를 빽빽하게 설치하고 시위대의 접근을 차단했다.

베이징 공안당국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폭동 진압 경찰 차량 수십 대를 일본 대사관 주변에 배치했다. 아울러 대사관 주변 도로를 통제하고 시민의 추가적인 접근을 막는 등 상황을 통제했다.

시위 현장의 자원봉사자들은 시위대와 무장 경찰에 식수와 간단한 먹을거리를 나눠주고 응급의료팀도 운영했다.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청두(成都) 등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상하이 총영사관 앞에는 이날 1천 명 가량의 시위대가 몰려 일본의 댜오위다오 국유화 조치에 항의했고 전날 시위가 불허됐던 광저우에선 시위대 규모가 1만 명에 이를 정도의 대규모 시위가 있었다.

선전(深川)에서는 과격한 행위로 체포된 시위자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시위대에 수십 발의 최루탄을 발사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특히 전날 시위에서 일부 시위대가 일본 기업과 백화점, 음식점, 일제 차량을 공격하는 등 폭도화한 데 바짝 긴장하고 있다.

칭다오에서는 시위대가 파나소닉그룹의 전자부품 공장 등 10개 일본 기업 공장에 난입해 불을 지르고 생산라인을 파괴했다.

칭다오의 도요타자동차 판매 1호점이 큰 피해를 봤고 유통업체인 ‘쟈스코 이오지마’는 건물내 엘리베이터가 파괴됐고 창고에 보관 중이던 상품 24억엔(약 340억원)어치 가운데 절반이 약탈당하거나 파손됐다.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에서는 시위대가 일본계 슈퍼마켓 ‘헤이와도(平和堂)’를 습격해 점포 1층과 2층의 유리창을 부수고 상품을 훼손했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는 과격 시위로 자국 기업에 피해가 발생하고 자국민의 안전이 위협받자, 중국 정부에 일본인과 일본계 기업의 피해 방지 조치를 요구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반일 시위와 관련해서는 언급을 삼가고 있고 중국 언론매체들도 거의 전하지 않고 있다.

이날 영자신문인 차이나데일리는 전날 영토주권을 침해한 데 항의하는 반일 시위가 중국 20여개 도시에서 있었다고 보도했지만, 폭력 사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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