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일시위는 ‘용인’…보도는 ‘통제’

中, 반일시위는 ‘용인’…보도는 ‘통제’

입력 2012-09-16 00:00
수정 2012-09-16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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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일본의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尖閣> 열도) 국유화 조치에 항의하는 반일 시위는 용인하면서도 보도는 통제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댜오위다오 국유화 조치가 공식 발표된 지난 11일 이후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등지에서 연일 크고 작은 반일 시위가 이어져 오고 있으나 중국 언론 매체들은 거의 다루지 않는다.

대신 중국 매체들은 댜오위다오 ‘강점’의 부당성을 알리고 이를 회복하기 위한 결의를 다지는 한편 중국 정부의 ‘조치’를 알리는 데 주력한다.

16일 일본 언론은 전날 중국 50여 개 도시에서 중국인 8만여 명이 참가하는 중일 국교정상화 이후 최대 반일 시위가 나 일본계 기업과 시설, 음식점, 일제 차량이 공격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으나 중국 언론은 이를 거의 전하지 않았다.

외국인이 주요 독자인 영자지 차이나데일리가 1면에 사진과 함께 전날 일본의 댜오위다오 주권 침해에 항의해 중국 20여개 도시에서 반일 시위가 있었다고 전했고 관영 신화통신이 영문판을 통해 시위 사실을 짧게 쓴 것을 빼면 중국 언론매체와 인터넷상에서도 관련 시위 내용을 찾아보기 어렵다.

중국 당국이 반일 시위를 적절하게 활용하면서도 필요 이상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하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실제 전날 베이징 일본 대사관 주변에서도 시위가 시작되기 전부터 붉은색 완장을 찬 통제인원 수백명이 주변 도로를 차단해 시민의 접근을 막았고 외국 언론매체들을 일본 대사관 왼쪽 도로에 가둬놓고 시위대와의 접촉을 금지했다.

이런 가운데 신경보(新京報)는 이날 사설을 통해 “댜오위다오 문제에서 국가 이익을 핑계 삼아 법률을 위반하고 다른 나라 국민의 합법적 권익을 손상하는 행위는 절대로 불허한다”고 썼다. 중국 당국은 이성적인 반일 시위만을 용인한다는 입장을 강조한다.

중국 당국은 반일 시위가 폭력행위로 번지면 불필요한 외교 갈등과 대립을 가져와 댜오위다오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전날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파나소닉그룹 전자부품 공장과 유통업체인 ‘쟈스코 이오지마’,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의 ‘헤이와도(平和堂)’ 등이 시위대의 공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하자 중국 당국이 긴장하는 모습이다.

베이징 정가에서는 중국 당국이 일본에 댜오위다오 국유화 철회를 압박하기 위해 반일시위는 당분간 용인하면서도 적절한 선의 ‘조절’을 위해 보도 통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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