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빈 호건 “삼성 임원 동영상 증언 보고 특허침해 고의성 확신”

미국 법원에서 삼성전자와 애플 간 특허소송에서 10억5천만달러의 배상 평결을 한 배심원단의 대표 벨빈 호건(67)은 평결 다음날인 25일(현지시간) 배심원들의 평결 합의 과정에서 혁신에 대한 보호 필요성을 역설한 애플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었다고 평결 이유를 전했다.

그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한 뒤 삼성전자 고위임원의 동영상 증언을 본 후 (삼성전자의) 특허침해가 의도적이었음을 “절대적으로” 확신할 수 있게 했다고 주장했다.

호건은 이어 “지적재산권을 침해한 기업은 어떤 기업이 됐든지를 떠나 자유재량(carte blanche)을 주고 싶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애플이 요구한 배상액 27억5천만 달러는 애플이 그 정도의 판매를 할 정도로 부품을 확보하고 있는지가 명확하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할 때 “과도하게 높았다”고 지적했다.

또 애플의 배상 전문가는 심리과정에서 삼성전자의 매출액 81억6천만달러에서 영업이익률이 35.5% 정도 될 것이라고 증언했지만 삼성에서 제시한 다른 비용 등이 감안되지 않았다는 점도 참작됐다고 호건은 설명했다.

호건은 “우리(배심원)가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단순히 가볍게 꾸짖는 수준이 아니라 비합리적이어서는 안되지만 충분히 고통스러운 정도는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엔지니어로 일하다 은퇴했으며, 특허 보유자이기도 한 호건은 배심원들 가운데 일부가 복잡한 사안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정도의 공학과 법률지식 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사흘이 지나지 않은 시점이지만 평결에 도달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애초 평결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었다.

배심원단은 애플의 특허가 유효한 것으로 판단한 후 삼성전자의 모바일기기들이 개별적으로 특허를 침해했는지 평가했다고 그는 전했다.

그는 “우리 배심원단은 모두 공정하다고 느끼고 있으며, 절대적으로 어느 쪽에도 편견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양심을 가지고 한 이 평결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