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중에 바캉스?

이 와중에 바캉스?

입력 2011-08-19 00:00
수정 2011-08-19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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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호화휴양지로 열흘 휴가… 여론 뭇매

매끄럽지 못한 부채 협상과 국가 신용등급 강등, 경제난 탓에 코너에 몰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논쟁의 도마에 올랐다. 열흘간 가족 휴가를 보내기로 한 게 발단이 됐다. 휴가에 관대한 미국인이지만 보수 정치인은 물론 일반 시민조차 “고실업률 때문에 국민은 시름에 잠겨 있는데 대통령이 놀러 갈 수 있느냐.”며 마뜩잖은 시선을 보낸다. 취임 뒤 2년 반 동안 전임자인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3분의1밖에 쉬지 못한 오바마 대통령은 억울한 표정을 짓는다. 3일간의 중서부 ‘버스투어’를 17일(현지시간) 마친 오바마 대통령이 18일부터 매사추세츠 주의 ‘마서스 비니어드’ 섬으로 휴가를 떠나기로 하자 정적(政敵)들은 기다렸다는 듯 대통령을 비난했다. 오바마 대통령 가족은 호화 휴양지인 이 섬의 블루 헤론 별장에서 지내며 일주일에 5만 달러(약 5400만원)를 낼 것으로 추정된다.

공화당의 유력 대권 주자인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자신의 ‘안방’을 휴가지로 택한 대통령을 맹공했다. 그는 현지 라디오방송에 출연, ‘만약 대통령이라면 (위기 극복을 위해) 어떤 일부터 하겠느냐.’라는 질문에 “당장 집무실로 돌아가겠다. 내가 대통령이라면 열흘간 섬에서 휴가를 보내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가 워싱턴DC에 남아 의회와 함께 실업률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다른 공화당의 대권 후보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도 폭스뉴스에 출연해 “오바마 대통령이 당장 휴가를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재정적자 해법을 못 찾는 미 정치권에 헌금을 끊겠다.”고 선언한 커피업체 스타벅스의 최고경영자(CEO) 하워드 슐츠는 “(백악관과 의회가 있는) 워싱턴DC의 사람들이 휴가 가는 것을 못마땅해할 이유는 없다. 단, 위기 때는 예외다.”라며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했다.

백악관은 비난 여론에도 일단 “쉴 때 쉬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휴가 중에도 주요 사안에 대해 보좌진과 계속 논의하고 긴급상황 땐 바로 백악관에 복귀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CBS 방송도 “오바마가 취임 뒤 31개월 동안 고작 61일간 휴가를 보냈을 뿐이며 같은 기간 전임자인 부시 전 대통령은 180일,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112일이나 목장에서 휴일을 즐겼다.”며 오바마를 감쌌다.

대통령의 휴가를 둘러싼 논쟁은 미국은 물론 여러 나라에서 불거졌던 문제다.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은 재임 중 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메인 주 케네벙크에서 호화 낚시를 하며 휴가를 즐기다 지지율이 급락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1998년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섹스 스캔들이 터지자 마서스 비니어드로 도망치듯 휴가를 떠났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최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미국발 금융위기가 유럽시장에 옮겨붙자 휴가를 포기하고 귀국했다. 하지만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런던 폭동이 터진 뒤에도 휴가지인 이탈리아에서 즉시 귀국하지 않아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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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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