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訪中] 동북3성 연속방문 의미뭘까

[김정일訪中] 동북3성 연속방문 의미뭘까

입력 2011-05-22 00:00
수정 2011-05-22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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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동해출항권’ 결단 여부에 관심 모아져北-동북3성 경협 활성화 계기될 듯

방중 사흘째인 22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북에서 남으로 달리고 있는 가운데 이미 ‘무숙박’ 사흘 강행군을 통해 중국 동북3성을 모두 돌았다.

20일 지린성 투먼(圖們)에 도착해 헤이룽장(黑龍江)성 무단장(牧丹江)과 하얼빈(哈爾濱), 그리고 21일 지린성의 창춘(長春)을 거쳐 같은 날 랴오닝(遼寧)성의 선양(瀋陽)을 둘러본 것.

김 위원장이 직전인 작년 8월에는 지안(集安)-지린-창춘-하얼빈-무단장-투먼을 동선으로 동북3성만을 돌았고, 이번에도 상당 구간 반복 방문했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김 위원장이 22일 오후 1시 현재 양저우(揚州)로 특별열차를 향하도록 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앞선 투먼-무단장-하얼빈-장춘-선양 등의 ‘북방’ 행군에서 뭔가 의미있는 일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의 동북3성 방문에 중국의 장더장(張德江) 부총리가 동행한 것으로 알려진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그간 관례에 따르면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성광주(盛光祖) 철도부장이 김 위원장의 방중을 수행하면서 ‘편의’를 제공하겠지만 장 부총리가 합류했다면 뭔가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 때문에 여기에 김정일 위원장의 동북3성 연속 방문의 의문을 풀 열쇠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 부총리가 김일성 대학에서 수학해 한글에 능통하고 지린성 당서기 경력의 ‘창ㆍ지ㆍ투(長吉圖)계획’의 전문가라는 점에서, 그의 안내로 김 위원장이 북중 경협이 가능한 현장을 둘러봤을 것이라는 것이다.

장 부총리가 김 위원장과 동행하면서 북중 경협이 가능한 사업 분야와 현장을 직접 보여줌으로써 김 위원장이 북한의 경협 청사진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을 통해 구체적인 대북 투자 유치활동이 전개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수행 명단이 공개되지 않고 있으나, 그 규모가 7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여기에는 북한의 투자 유치단이 대거 포함돼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북한에서는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겸 당 행정부장이 주도하는 합영투자위원회,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을 이사장으로 하는 대풍그룹,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의 조선자원투자개발공사 등이 활발하게 투자유치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미 거론된 인물들과 그들의 수하들이 이번 김 위원장 방중 수행단에 상당수 포함됐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21일 베이징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이번에 장성택 당 행정부장이 수행했으며, 그가 외자도입 권한을 가진 만큼 이번에 북중 경협과 관련해 본격적인 교섭과 계약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장성택 당 행정부장은 이달 말로 예정된 압록강의 섬 황금평 개발 착공식과 훈춘(琿春)-라진항 도로보수 공사 기공식에 참석해 북중 경협을 격려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북한과 동북3성 간 경협의 핵심은 창지투 계획의 성사 여부에 있는 만큼 그와 관련한 논의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린다. 동해로 가는 길이 막힌 동북3성은 엄청난 물류 비용을 지불해가면서 랴오닝성 다롄(大連)과 단둥(丹東)항을 이용해야 하는 만큼 창지투 계획이 성공하려면 북한이 라선항 또는 청진항 등을 개방해야 한다는 게 중국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국은 그동안 이른바 동해출항권을 싼 값에 얻으려 했고, 북한은 그런 ‘거래’를 할 수 없다고 버텨왔다는 점에서 이와 관련한 합의가 도출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의 행적으로 볼 때 동북3성과 북한 간에 경협이 큰 진전을 이룰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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