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세력간 총격전… 32명 사망
지난달 대선 이후 지속돼 온 코트디부아르의 정국 불안이 내전 위기로 치닫고 있다. 코트디부아르의 최대 도시 아비장에서는 16일(현지시간) 로랑 그바그보 현 대통령 측 보안군과 대선에서 이긴 알라산 와타라 전 총리를 지지하는 북부 반군이 치열한 전투를 벌여 수십명의 민간인 사망자를 냈다고 CNN이 보도했다.지난달 28일 대선 결선 투표를 치른 코트디부아르에서는 두 후보가 모두 승리를 주장하면서 ‘한 나라 두 대통령’ 체제가 지속되고 있다.
16일 와타라 전 총리 지지자들은 아비장에서 그바그보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며 국영방송 등 정부 시설을 장악하기 위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정확한 인명 피해 규모가 파악되지 않은 가운데 와타라 총리 진영에서는 이날 보안군과 반군의 교전까지 겹쳐 민간인 30명과 반군 2명 등 모두 3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대선 결과 불복으로 빚어진 파행 정국이 유혈 사태로까지 번지자 국제사회도 급히 대응에 나섰다.
앞서 와타라 전 총리의 승리를 인정한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16일 그바그보 대통령의 사임을 촉구했다. 미국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미국과 프랑스 등이 그바그보 대통령에게 스스로 사퇴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시간은 한정돼 있다고 최후 통첩했다.”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도 그바그보 대통령과 측근들에게 비자발급 중단, 자산 동결 등의 제재를 가하기로 결정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2010-12-18 1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