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그림이 된 시/이순녀 논설위원

[길섶에서] 그림이 된 시/이순녀 논설위원

이순녀 기자
이순녀 기자
입력 2023-08-22 23:50
수정 2023-08-22 23:5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중장년 세대라면 1970~80년대 활동한 남성 듀오 유심초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를 기억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1980년 발표돼 큰 인기를 끈 대중가요로 주옥같은 노랫말이 인상적이다. 어렸을 땐 그저 흥겨운 멜로디가 좋아 따라 부르곤 했다.

가사의 원작이 시인 김광섭의 시 ‘저녁에’(1969)라는 사실은 나중에 문학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됐다. ‘저렇게 많은 중에서/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밤이 깊을수록/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이렇게 정다운/너 하나 나 하나는/어디서 무엇이 되어/다시 만나랴’(전문)

시는 노래 이전에 그림으로 먼저 변주됐다. 시인의 절친인 화가 김환기는 1970년 완성한 점화 작품에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라는 제목을 붙였다. 호암미술관의 ‘한 점 하늘 김환기’ 전시장 한쪽 벽 가득 걸린 그림 앞에 서니 예전엔 어렴풋했던 시의 의미가 좀더 확연히 다가왔다.
2023-08-23 2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애도기간 중 연예인들의 SNS 활동 어떻게 생각하나요?
제주항공 참사로 179명의 승객이 사망한 가운데 정부는 지난 1월 4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했습니다. 해당기간에 자신의 SNS에 근황사진 등을 올린 일부 연예인들이 애도기간에 맞지 않는 경솔한 행동이라고 대중의 지탄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한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애도기간에 이런 행동은 경솔하다고 생각한다.
표현의 자유고 애도를 강요하는 것은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