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선생이 전기밥솥을 여행가방에 넣어 가지고 다니며 끼니 때만 되면 밥을 지어 제자들에게 먹이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남성이지만 짙은 모성애가 느껴졌으니 선생의 춤이 그리 고운 이유를 조금은 알 것도 같았다.
친구는 체구도 크고, 성격도 괄괄한 경상도 사나이다. 스승의 춤을 배우되 같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일찍부터 가졌던 듯하다. 이후 공연에 빼놓지 않고 필자를 초대했는데, 덕분에 춤 구경의 재미를 조금은 알게 된 것도 같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얼마 전. 무대에 선 친구의 춤이 사뭇 다른 듯했다. ‘아, 이제 정말 자기의 춤을 추는구나!’ 오래된, 또 다른 출발. 갈수록 춤은 깊어질 것이다. 그를 친구로 가진 것, 인생의 또 다른 재미다.
2023-01-1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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