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천원 한 장 내밀면 종이봉투가 두툼했던 시절이 있었건만 두 마리를 고이 받아 들고 돌아섰다. 붕어빵 애호가는 머리파와 꼬리파로 나뉜다. 머리부터 공략하는 사람, 꼬리부터 공략하는 사람. 김이 모락모락 나는 붕어빵을 손에 들고 ‘머리냐 꼬리냐’를 고민하던 한 사람으로서 사라져 가는 붕어빵이 아쉽기만 하다.
재료값이 올라서인지 아니면 사람들의 입맛이 변해서인지 요즘 붕어빵을 찾기가 힘들다. 그래서 ‘가슴속 3천원’ 같은, 붕어빵 파는 데를 알려 주는 앱까지 등장했다. 붕세권(붕어빵+역세권)도 알려 준다. 앱이 업데이트되는 속도보다 노점이 견디지 못하는 속도가 더 빨라 때론 ‘불일치’도 발견된다.
새해에는 물가가 더 오른단다. 세 마리 운운하는 손님을 원망스럽게 쳐다보던 붕어빵 주인은 내년 겨울에도 리어카를 끌고 나올까.
2021-12-30 2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