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게딱지/안미현 논설위원

[길섶에서] 게딱지/안미현 논설위원

입력 2013-09-10 00:00
수정 2013-09-10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려다가 통 안에서 게딱지를 발견했다. 갓 지은 밥을 게딱지에 비벼 후딱 해치웠을 누군가가 떠올라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그런데 가만, 게딱지가 재활용이 되는 음식물이던가? 생판 모르는 누군가의 밥상 행복에 배시시 새어나오던 웃음이 뚝 멈췄다. 며칠 전 발견했던 달걀껍질까지 중첩되면서 얼굴이 더 구겨졌다.

구청에서 받은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실시’ 안내문이 떠올랐다. 달걀껍질에 동그라미까지 쳐가며 각별한 주의를 요구하고 있었다. 신문방송에서 얼마나 떠들어댔는데 설마 아직도 달걀껍질이 음식물 분리수거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과잉친절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달걀에 이어 게딱지까지 목도하고 보니 그게 아니다 싶다. 다시 한번 환기하자면 생선이나 갈비 뼈, 복숭아 씨, 딱딱한 껍데기 등은 일반 쓰레기다. 한마디로 동물 사료로 쓰일 수 있으면 음식물 쓰레기, 없으면 일반 쓰레기다. 그래도 헷갈린다면 좀 더 간단한 구분법이 있다. 사람이 먹지 못하는 것은 동물도 못 먹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안미현 논설위원 hyun@seoul.co.kr

2013-09-10 30면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남북 2국가론’ 당신의 생각은?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최근 ‘남북통일을 유보하고 2개 국가를 수용하자’는 내용의 ‘남북 2국가론’을 제안해 정치권과 학계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반헌법적 발상이다
논의할 필요가 있다
잘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