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옛날 연애/임태순 논설위원

[길섶에서] 옛날 연애/임태순 논설위원

입력 2011-11-16 00:00
수정 2011-11-16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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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학교수가 강의시간에 학생들로부터 가끔 ‘옛날에는 연애를 어떻게 했어요?’라는 질문을 받는다고 한다. 휴대전화가 없던 시절 여자친구와 어떻게 연락을 주고받았을지 잘 상상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에 갤럭시탭으로 무장한 요즘 대학생들은 어디쯤 오는지, 몇분 뒤 도착하는지 실시간으로 상대편과 소통한다. 기다리다 지루하면 인터넷이나 게임을 하니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릴 때의 설렘, 애틋함이 스며들 틈이 없다.

그래서 교수는 그냥 다방에서 상대편이 올 때까지 무작정 기다린다고 답해준다.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으면 그냥 바람맞고 집으로 돌아간다고 하면 학생들은 재미있다는 듯 웃는단다. 다방 메모판에는 주인을 기다리는 메모지도 많았다.

“커피 한잔을 시켜놓고 그대 오기를 기다려봐도 웬일인지 오지를 않네. 8분이 지나고 9분이 가네. 1분이 지나면 나는 가요. 내 속을 태우는구려….” 올드보이의 심금을 울렸던 가수 펄시스터즈의 ‘커피 한잔’이 다시 히트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2011-11-16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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