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직구’ 혼선, 국민 건강 챙기되 졸속행정은 없어야

[사설] ‘직구’ 혼선, 국민 건강 챙기되 졸속행정은 없어야

입력 2024-05-20 23:52
수정 2024-05-20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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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직구 안전성 확보 대책 발표
해외 직구 안전성 확보 대책 발표 국무조정실 이정원(가운데) 국무2차장 등 정부 관계자들이 19일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해외직구 관련 추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안전 인증이 없는 제품의 해외 직접구매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가 사흘 만에 철회하자 ‘졸속 행정’이란 비판이 일고 있다. 해외직구 규모가 연간 7조원에 육박할 만큼 대중화한 상황에서 국민에게 큰 불편을 줄 수 있는 대책을 덜컥 발표했다가 국민 불신만 초래한 꼴이다. 대책 발표에 앞서 그 파장이나 부작용 등을 세밀하게 살폈어야 했다.

정부는 지난 16일 어린이제품과 생활용품 80여개 품목 중 KC(국가통합인증마크) 인증이 없을 경우 해외직구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직구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안전성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소비자 선택권 침해’란 비난이 거세지자 정부는 깜짝 놀란 듯 “유해성이 확인된 제품에 한해 유통을 금지하겠다”고 뒤로 물러섰다. “해외직구를 사전적으로 금지·차단한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여론 악화에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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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구 제품의 안전성 확보는 불가피하다. 관세청 조사를 보면 중국의 온라인쇼핑몰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에서 판매되는 장신구에선 4개 중 1개꼴로 안전 기준치를 넘은 발암물질이 검출됐고, 서울시의 검사에선 어린이 장식품에서 기준치의 270배가 넘는 환경호르몬이 나오기도 했다. 따라서 편리성만 앞세운 포퓰리즘으로부터 국민건강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검사 확대, 유해성 제품 유통업체 처벌 강화 등 해외직구 시대에 맞는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다만 국민 삶과 밀접할수록 정책은 좀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섣부른 조치를 취했다가 비판 여론에 바로 철회하는 졸속 대응은 국민에게 적잖은 피해와 혼선을 주기 때문이다. 정부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이같은 실책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각 부처 장관과 공무원들은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2024-05-2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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