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표소 설치하는 선관위 관계자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10일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를 하루 앞두고 서울식물원에 마련된 가양1동 제8투표소에서 기표소를 설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정원에 따르면 선관위는 내부 시스템 접속 패스워드와 개인정보 등을 암호화하는 아주 기초적인 보안 작업도 하지 않은 상태로 확인됐다. 특히 놀라운 점은 선거 관리의 핵심인 ‘통합 선거인명부 시스템’이 해킹에 노출돼 있다는 사실이다. 외부 세력이 해킹을 통해 사전투표한 사람을 투표하지 않은 사람으로 표시하거나 사전투표하지 않은 사람을 투표한 사람으로 표시할 수 있다고 한다. 투개표 조작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사이버보안에 대한 선관위의 몰인식은 지난 2년 국정원이 전파한 북한발 해킹 사고들을 일절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서 잘 드러난다. 심지어 선관위는 직원 컴퓨터가 북한 ‘킴수키’ 조직의 악성 코드에 감염돼 대외비 문건 등이 유출된 뒤에도 해당 직원에게 이를 알리지 않아 이 직원을 통한 해킹이 되풀이되기까지 했다.
국정원 점검 결과 31.5점에 그친 보안 수준이건만 선관위는 앞서 무자격 업체로부터 받아 든 100점의 보안평가 결과를 버젓이 국정원에 제시하며 보안점검 요청을 거부하고 국민을 기망했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 21대 총선 부정선거 논란이 4년 가까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내년 22대 총선을 앞두고 사이버보안 체계를 대폭 강화해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겠으나 선관위의 인식 개조가 더 급해 보인다.
2023-10-1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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