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울시 주택공급 환영하지만 갈등·투기는 막아야

[사설] 서울시 주택공급 환영하지만 갈등·투기는 막아야

입력 2021-05-27 17:18
수정 2021-05-28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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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주택 멸실 높아질까 우려해
세입자 보호, 불로소득 차단해야

오세훈 서울시장이 그제 서울시 재개발 활성화를 위해 6대 규제를 완화했다. 30년 이상 된 노후 건축물 비율, 토지 면적 외에도 건축 연면적 기준 노후도 등이 추가돼 사실상 재개발을 막았던 주거정비지수를 폐지하고, 2종 일반주거지역의 7층 높이 제한도 폐지한다. 재개발 행정 절차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고자 ‘공공기획’을 도입, 정비구역 지정까지 걸리는 시간을 현행 5년에서 2년으로 줄인다. 서울시는 이런 재개발 규제완화로 2025년까지 13만호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했다.

그동안 서울의 집값 상승은 공급 부족 탓이 컸던 만큼 서울시가 공급 대책을 낸 것은 환영할 만하다. 정부도 뒤늦게 실상을 깨닫고 2·4 공급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그보다 앞서 지난해 8·4 대책에서 서울 강북에 주로 분포돼 있는 재정비촉진지구(뉴타운) 해제 지역 등에서 공공 재개발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강남권의 재건축보다 강북권에 흩어져 있는 재개발 지역의 공급을 앞세운 점도 평가한다.

문제는 집값 상승과 투기다.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자 주택 수요가 빌라 등으로 옮겨 갔다. 지난달 서울 다세대·연립주택(빌라) 매매는 3217건(신고일 기준)으로, 아파트 매매(1450건)보다 2.2배 많았다. 통상 아파트 거래량이 빌라 거래량보다 2~3배 많은데 이 같은 역전 현상이 올 들어 계속되고 있다. 빌라 매매 가격도 아파트값 수준은 아니지만 꾸준히 오르고 있다. 재개발 규제 완화가 빌라 매매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투기 수요까지 더해져 어렵게 안정을 찾은 부동산 시장을 불안하게 할 수 있다.

서울시는 재개발구역 지정 후보지를 공모할 때 공모일을 주택 분양 권리가 결정되는 권리산정 기준일로 고시해 고시일 이후 투기 세력에 의한 지분 쪼개기를 차단하고, 후보지 선정 이후엔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해 실거주자만 주택을 매수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 같은 투기 방지책이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용할지 미리 점검하고 보완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세입자 대책이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서울 재개발·재건축 지역 세입자 비율은 70% 이상이다. 뉴타운 개발 과정에서 소형·저렴 주택이 큰 폭으로 감소해 세입자나 원주민 등이 축출되는 등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재개발 지역 세입자 이주 대책과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이 함께 마련되지 않으면 재개발은 세입자의 희생을 담보로 부동산 소유주에게 불로소득을 가져다줄 뿐이다. 재개발이 세입자 등의 갈등과 투기로 점철되지 않도록 서울시의 세밀한 대책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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