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비 넘은 버스 대란, 지자체의 관리·감독 강화해야

[사설] 고비 넘은 버스 대란, 지자체의 관리·감독 강화해야

이종락 기자
입력 2019-05-15 20:50
수정 2019-05-16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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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영제 확대로 국민 혈세 투입…운임 원가 공개 등 후속대책 시급

서울·경기를 비롯한 전국의 버스노조가 어제 파업 예고 시점을 전후해 파업을 철회·유보하면서 우려했던 전국적인 출근길 버스 대란은 다행히 일어나지 않았다. 대구, 인천, 광주, 전남, 경남, 서울, 부산, 울산 등 8개 지방자치단체 버스 노사가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타결 지었고, 경기, 충북, 충남, 강원, 대전 등 5개 지역 버스노조는 파업을 보류했다. 버스노조가 막판에 파업을 철회·유보한 것은 정부가 버스요금 인상과 함께 기사 임금 등을 세금으로 지원하는 ‘준공영제’를 확대하기로 발표했기 때문이다. 준공영제는 버스 운행·차량·노무 관리는 민간 회사가 맡고, 적자를 지자체가 메워 주는 방식이다. 서울시와 부산, 인천, 대구, 대전, 광주, 제주시 등이 채택 중이다.

문제는 시민의 세금으로 버스회사의 적자분을 지원한다는 사실이다. 서울시는 2004년 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해 버스업체에 매년 2000억~300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하는 등 지난 15년간 3조 7155억원을 지원했다. 준공영제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 연간 추가 비용은 1조 3433억원에 달한다는 발표도 있다.

버스회사에 세금을 투입해 적정 이윤을 보장해 주지만 민간기업이라는 이유로 정부의 관리·감독권이 제한적이라는 점 때문에 도덕적 해이에 대한 우려도 크다. 적자 버스회사인데도 고액 연봉자가 나오고, 친인척 일감 몰아주기, 채용비리 등 방만한 경영비리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버스 회사는 인건비·정비비·유류비 등을 합쳐 표준운송원가를 정하는데 이것이 적정하게 산정됐는지, 지자체 지원금이 제대로 집행되는지부터 의문이 든다. 실제로 일부 버스업체는 운송과 관련없는 비용을 표준운송원가에 반영해 재정 부담 증가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2004년 40만원대에서 시작한 표준운송원가가 74만 4000원까지 치솟아 감사원과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버스업체의 저항으로 시가 이렇다 할 보완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자체의 지원금 배분을 버스회사들로 구성된 버스운송사업조합에 맡겨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준공영제를 확대한다면 버스회사에 대한 철저한 회계감사 등 지자체와 시민이 참여하는 관리·감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원가 공개 등을 통해 요금 현실화에 대한 공론화도 해야 한다. 적정 차량보다 많은 버스 운행과 높은 표준운송원가 산정 등 과도한 재정지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버스업체와의 협약을 개정하고 조례를 재개정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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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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