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버스요금 인상, 경영합리화 전제되어야

[사설] 버스요금 인상, 경영합리화 전제되어야

입력 2019-05-13 23:32
수정 2019-05-14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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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안이한 인식이 사태 키워…지원한다면 관리감독 강화해야

서울과 경기, 부산 등 전국 11개 지역 버스기사의 파업이 내일로 다가왔다. 버스기사들은 주 52시간제 도입에 따른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부족한 인원 충원, 임금손실 보전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아직 파업 찬반 투표를 하지 않은 인천과 대전도 상황은 비슷하다. 전 국민의 발이 묶일 비상사태에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는 그제 대책회의를 갖고 지방자치단체에 요금 인상을 권고하는 한편 광역버스의 준공영제 도입 검토 및 인건비와 기존 근로자 임금보전분 지원 등의 지원책을 내놓았다. 오늘은 국토부가 2차 지자체 부단체장 회의를 열어 지자체의 비상수송 대책을 점검할 예정이다. 지난해 7월 52시간제 도입 직후부터 버스회사의 인력난 등의 문제가 제기돼 왔는데, 지금까지 방치한 정부의 안이한 인식과 대책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버스노조가 주 52시간제 시행과 무관하게 임금 인상을 위해 파업을 결의한 측면이 없다고 보긴 어렵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는 노조가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주장할 수 있는 일인 만큼 초기부터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은 정부의 일이었다. 정부가 노선버스를 주 52시간제 특례 업종에서 제외하기로 한 것은 지난해 7월이다. 특례 업종에서 제외되는 종업원 수 300명 이상인 버스회사는 버스기사들의 근로시간을 현행 주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여야 한다. 근로시간을 줄인 채 현 상태대로 버스를 운행하려면 1만 5000명의 버스기사를 늘려야 한다. 하지만 충원 인력은 1250명이다. 이런 상황이니 정부와 지자체에 해결을 촉구하며 파업 결의까지 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제시한 요금 인상은 대책이라고 보기 어렵다. 수도권 지역은 4년 단위로 요금을 올려 왔다. 손쉬운 방법을 제시했을 뿐이다. 요금 인상은 방만한 버스업계 경영합리화를 전제로 한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 버스 준공영제를 실시하는 서울시는 버스회사의 적자를 지난해에도 5000억원이 넘는 세금을 투입해 해소했다. 관리감독은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한다. 지원금 배분을 버스회사들로 구성된 버스운송사업조합에 맡기는 탓이다. 이 때문에 적자 버스회사인데도 고액 연봉자가 나오고, 친인척 일감 몰아주기 등 방만 경영 사례가 끊이지 않는 것이다. 요금을 인상하거나 준공영제를 도입한다면 버스회사에 대한 철저한 회계감사 등 지자체의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경기도가 도입하려는 노선입찰제처럼 버스 면허권을 경쟁입찰을 통해 버스회사에 일정 기간 노선 운영권만 주는 방식으로 바꾸는 등 버스 운송 시스템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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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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