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푸틴,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는 외교 펼쳐야

[사설] 푸틴,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는 외교 펼쳐야

입력 2014-11-22 00:00
수정 2014-11-22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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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의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북한과 러시아가 다방면에 걸친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무엇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정상회담이 가시권에 접어들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그제(현지시간) 최 비서와 회담을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김 제1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측이 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 의지를 밝혔다”고 전하고 “이런 북측의 입장을 적극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최 비서와 함께 러시아를 찾은 로광철 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이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러시아군 총참모부 작전총국장을 만난 사실을 보도했다. 양측이 정치·경제 부문을 넘어 군사·안보 분야에서의 협력까지도 논의하고 있음을 말해 주는 대목이다.

북·러 정상회담 가능성이나 나진·선봉지구 개발 협력, 그리고 일정 수준의 군사협력 등은 물론 충분히 짐작할 만한 일이다.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리광근 대외경제성 부상, 그리고 로 부총참모장이 함께 러시아를 찾았다는 것부터가 이를 말해 준다. 서로 미국을 필두로 한 국제사회의 압박을 받고 있는 데다 북은 특히 중국과 소원한 상태에 놓인 처지로, 그 어느 때보다 동병상련의 우호적 분위기가 조성돼 있는 점도 북·러 협력의 동력이 된다고 본다.

문제는 양측이 앞으로 펼쳐 보일 군사협력의 수준이다. 그저 군부 차원의 교류 확대를 넘어 낙후된 북의 군비를 새롭게 정비하고, 합동 군사훈련을 하는 수준에 이른다면 이는 한반도의 안정을 위협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좌시할 수만은 없다고 본다. 특히 일각의 전망처럼 러시아 함대의 북한 주둔이나 러시아 최신예 전투기 북한 판매가 성사된다면 이는 유엔 차원의 대북 제재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일 뿐 아니라 대한민국에 대한 적대행위로까지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떨칠 수 없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서울을 찾아 박근혜 대통령과 가진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러 삼각협력을 위한 공동 노력을 다짐한 바 있다. 유엔의 대북 인권결의안 추진에 반발하며 북이 무력도발 위협을 높이는 상황에서 러시아의 대북 협력은 자칫 북으로 하여금 동북아 정세를 오판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푸틴 행정부는 유념해야 한다. 냉전시대로의 회귀는 푸틴도 원치 않으리라 믿는다.
2014-11-2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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